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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비 개인 아침작은詩集 2006. 3. 8. 23:57
비 개인 아침
김 대근
비가 개인 아침에공장 마당의 한 곁에 물이 고였다.
크레인 레일을 끼고 그 사이로
푸른하늘이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이 세상으로 짧은 소풍을 나온
소금쟁이 몇 마리가 푸른하늘의
움직이는 유일한 점이 되었다.
짧은 소풍을 나온 저놈들이나
긴 소풍을 나온 우리들이나
모두들 돌아 가야할 저곳 어디...
그곳이나 알고 있는지...
길다와 짧다는 단지 어떤 단위일 뿐
그냥 10원이나 100원의 차이일 뿐
한웅큼이나 한 자루의 차이일 뿐
그냥
비가 개인 하늘이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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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가 내리는 날 자박거리는 모래마당을 걷고 싶을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은 무었인가 넘치는 느낌이 든다.
평소에 늘 모자라는 갈증이 목언저리를 떠나지 않아서 번잡스레 움직이기도 하는데
이런날은 그냥 마루끝에 앉아있기만 해도 세상이 마구 넘치는것 같다.나뭇닢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때문일까?
아니면 나뭇닢이 그 순간 그 공간에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뭇닢도 바람도 공간도 모두 허상일뿐 단지 내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은 아닐까..
달은 하나이지만 일천강에 비치네...
우리가 하늘에 올려다보는 달은 분명 하나라는 수로 표현이 되기는 하지만
강에..앞집우물에..뒷집우물에...정한수 그릇에...비고인 물웅덩이에...이렇게 수없이 많은
달들은 달이 아닌것인가..
결국은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들의 관념이 만들어내는 상에 불과하다.
비가 그친날 아침에 뜨락에서 만나는 구슬들...
그 구슬마다 새겨진 수많은 하늘에서 수없이 분화된 나를 본다.불과 1센티미터..
결코 크지않은 단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적은 단위도 결코 아니다.
1센티미터의 가늠질속에도 우주가 있다.
촉촉해진 대지사이로 몇밀리의 버섯이 솟고 버섯은 몇미크론 크기의 포자를 날리고
해가 뜨면 마지막 생명을 시들여간다.
이루어지고 머무렀다가 무너지고 파괴되어 사라지는것...그리고 다시 이루어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다.
우주는 어느곳에나 제나름의 크기와 색깔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