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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면도의 일몰
    여행기 2007. 3. 17. 14:02

     

    안면도의 일몰

     

     

    오랫만에 안면도의 일몰이 생각났다. 휴일인 토요일 내내 빈둥거리다가 일몰을 카메라에

    남기고 싶은 생각에 카메라를 챙기고 길을 나섰다.

     

    안면도는 오래전 생각하던 그런 안면도가 아니다. 조용하던 바닷가의 마을들은 서양식으로

    팬션, 모텔, 식당들이 새로 생긴 갈대밭처럼 들어섰다. 한적함을 즐긴다는 생각은 애시당초에

    하지 않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이 시대에 한적함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대인의 사치로움일 것이다.

     

     

     

    일몰의 시간까지는 아직도 1시간이나 남았는데도 일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완전한 일몰을 본다는 것은 완전한 일출을 보는 것만큼이나 힘이 든디. 오늘도 깨끗한

    일몰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

     

     

     

    할배(할아버지) 바위와 할매(할머니) 바위 사이로 해가 지면서 만들어 내는 자연의 풍경이다.

    어떤 화가가 있어 저 아름다움을 화폭이 옯길 수 있으며 어떤 걸출한 시인이 있어서 언어로

    옮겨 놓을 수 있으랴?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안면도의 일몰...

     

     

     

    멀리서 온 사람들은 다소 실망스럽게 짐을 챙기고 자리를 떠났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혹시 하는 기대를 가지고 짧게는 1시간, 길게는 두세시간을 추운 마지막 겨울바람과

    씨름해온 사람들은 온전한 일몰에 대한 기대를 다음으로 남기고 떠나갔다.

     

    누구도 절망하지 않는 것은 오늘의 일몰이 마지막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내일도... 모래도... 일몰은 게속될 것 임을 알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먼저 피사체를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사진은 좋은 장비가 우선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사진가의 기교가 우선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먼저 가슴의 깊이를 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장비도 또한

    필요하고 기교도 필요하겠지만 가슴에 담지 못하는 사진이란 인화지의 두께보다 얇아져서

    감흥을 전해주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런 사진을 찍고 싶다. 아직은 그 길이 멀고 까마득 함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그 길에 이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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