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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소식
김대근
"봄이 네요..이제~"
그녀가 보낸
단 한줄의 문자 메시지
비로소 돌아본 세상
봄이 왔다.
돌덩이 같이 무거운
삶의 무게 밀치고
새로운 봄이
깡깡이는 콘크리트 파쇄음
쇅쇅이는 기계음
가파르게 오르내린 망치소리
뽀얀 먼지들 사이 사이로
그렇게 봄이 왔다.
개나리 몽우리는
망치소리에 한번에 하나씩 터지고
깡깡깡 콘크리트 깨질때마다
세상 일 궁금한 쑥들 고개 내민다.
노가다 현장에
봄은 그렇게 슬그머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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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포항에 내려와 있는지 열흘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워낙 바쁘게 서둘러야 되는 공사가 동시 다발로 세건이 겹쳐있는지라
몸이 열두개라도 모자랄 판입니다.
매일 밤 11시가 되어야 숙소에 가는것은 다반사이고 철야작업지휘도
벌써 몇번째인지 모릅니다.
오늘도 아마 새벽 두어시는 되어야 숙소에 돌아올 계획으로 되어있고
일요일도 없이 작업을 진행시켜야 합니다.
며칠 날씨가 얼마나 춥던지 아직은 겨울인줄 알았습니다.
문득 드르륵~ 진동소리에 놀라 핸펀을 보니 문자 메세지 하나가
봄소식을 연꼬리 처럼 달고 달려와 있군요.
"봄이네요...잘계시죠?"
짧고 간단한 한줄짜리 메세지에 비로소 돌아본 주변에는 봄이 있네요.
전쟁처럼 왁자한 공사현장에도 봄은 그렇게 오고 만것 이지요.
개나리가 올해 나에게 온 첫 봄꽃입니다.
남쪽에서는 매화소식도 동백소식도 들린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소박한
개나리가 올해 처음으로 봄소식을 전해주는 군요.
그리고 쑥도 이제 하나씩 둘씩 고개를 내어밉니다.
쑥들이 모여서 저리 고개를 내어 미는 것은 아마도 세상소식이 궁금한
그런 탓이겠지요.'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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