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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세상 보는 눈
    작은詩集 2006. 3. 7. 21:45

     

     

    세상 보는 눈


     

    누군가가 그랬어.
    이 세상 똑 바로 보고 살아야 한다고...
    그래 내가 말했어.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 보거나
    한없이 땅만 내려다 보거나
    남들이 세상 본 이야기만 들어도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이야.


     

    누군가가 그랬어.
    이 세상 맹하게 살지 말라고...
    그래 내가 말했어.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차라리 맹해지는게 세상사는데
    훨씬 편한 방법이라고 말이야.


     

    내가 똑바로 보거나 삐딱하게 보아도
    내가 맹하게 살거나 또는 그렇치 못해도
    세상은
    언제나 조금 전 그 자리에 있다.
    인식의 영역이 용인하는 바로 그 자리에...


     

                   (2004년 8월 20일)

     

    ***********************************************************************

     

     

     

     

    오늘은 가을이 바로 옆에 와있음을 느낀 날입니다.
    뀌르르르~~ 뀌르르르~~
    이것 저것 정리되지 않은 책장의 모서리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입니다.
    밤도 아니고 초저녁도 아닌 대낮인데 싶기는 하지만 아직은 여름입네..아직은 더우네..
    하는것은 다만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멀어져버린 인간들의 감각적인 생각일뿐이고
    이미 절기는 입추를 지난지도 한참이 되었지요.


    그래서 절기를 만들고 그로부터 씨뿌리기 적당한 날..수확하기 적당한 날을 찾아낸
    옛사람들은 존경을 받아 마땅하지요.


    예전에 많이본 중국영화에 보면 당랑권이 나오기도 하는데 당랑권은 사마귀의
    싸움자세에서 착안을 했다고 합니다.
    얼마전부터 부쩍 공장의 여기저기에 사마귀가 참 흔해졌습니다.
    공장을 빙 둘러있는 화단에 풀밭이나 나무 여기저기에 있는 이외에도 유난히 이놈들이
    철제..그것도 보라색보다는 옅고 하늘색보다는 짙은 색깔에 사죽을 못쓰는 군요.


    공장에는 여러가지 빛깔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주문자나 설계자의 손끝에서 색상이 결정되니 자연 제품도 여러가지 색을 가질수밖에
    없는데 다른 색깔보다 바로 이 색상에 곤충들이 반응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녹만 쓸지 말라고 바르는 광명단..이 페인트는 납이 다량 포함되어 있지요..만을
    발라 놓으면 뻘그스레한 색이거나 아연이 주인 페인트를 발라놓으면 짙은 회색이 되지요.


    제일 마지막의 색깔도 공사에 따라서 여러가지 색이고 같은 공사라도 부분에 따라서
    색깔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동안 보고 잇으니 유독 이 보라색보다는 옅고 하늘색보다는
    짙은 애매한 이 색깔에 곤충들이 반응을 많이 보이는 군요.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해서 현장을 한바퀴 돌면서 보면 아침의 주인공은 거미들입니다.
    아마도 밤새 거미줄을 쳐놓고 사냥감을 기다리다가 아침을 맞은 것이겠지요.
    햇살이 점점 달아서 철재표면을 달구는 쯔음이면 이번에는 사마귀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이놈들은 주로 거꾸로 매달려 있습니다.
    직사광선을 피해있을려고 하는지 항상 거꾸로 매달려 있습니다.


    공장 바로옆에는 야트마한 산도 있고 사과농장도 있고 인삼포도 있습니다.
    게다가 공장 바로 앞에는 제법 규모가 있는 연못도 있어서 밤이면 황소개구리의 우악스런
    울음소리도 들을수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던지 숲으로 갈수 있는 여건이 되는데도
    어쩐일인지 이 사마귀들이 철재에 매달려 있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오늘 아침에 이틀동안의 출장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서 그간 공정이 얼마나
    진행이 되었는지 어디 잘못된 곳은 없는지 잔소리거리를 찾아 다니다가 오늘도 몇마리가
    매달려서 빤히 보고 있습니다.


    저놈에게는 내가 거꾸로 보이는 걸까..거참..이상한 놈일세...


    가만히 생각해보니 세상을 똑바로 서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편견에 빠진 내가 더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저 사마귀가 거꾸로 매달려 나를 보면 거꾸로 보이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거꾸로
    된 것도 아니고 거꾸로 매달려 있거나 말거나 세상은 늘 그대로인데 말이지요.


    이제 반디불이도 가끔씩은 세상을 삐딱하게 보거나 거꾸로 매달려서 보거나
    느릿느릿 걸어보기도 하면서 세상을 맹하게 살아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관념....
    이제 저는 관념의 껍질을 깨는 공부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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