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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사꽃 향기
    그림그리는 재미 2006. 3. 1. 23:16

     

     

    업무상 경부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한다.
    지겨울 만도 할 만큼 같은 길을 자주 다니다 보면 슬그머니 권태로울때도 있는데
    그런때는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저번에는 복사나무에 거름을 줄때였지...지금은 복사꽃이 피었네"
    "어~ 불과 며칠 사이에 저렇게 복사가 환히 피어버렸네..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지"
    "어허! 벌써 저녁때가 되었는가 보네...밥 짖는 연기 오르는 걸 보니.."


    수 많은 풍경들 중에서 내 마음을 꽉잡고 놓아주지 않는 풍경 하나..
    경주터널을 막 지나서 내리막 길에서 건너다 보이는 복숭아 과수원의 풍경이다.
    이곳은 철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봄에는 네가지 색깔이 떡시루의 떡처럼 층이 져있다.
    맨 아래에 누르스럼한 황토색..그 위로 복사꽃의 분홍색...그 다음이 대나무의 짙고
    짙은 녹색...그리도 마지막으로 하늘의 깊은 파란색...


    여기 풍경만큼 색깔들이 정확하게 층을 이루어 자기 영역을 갖춘곳도 없을 것이다.


    가운데 아주 낡아서 거무튀튀해진 스레트집의 회색은 다만 악센트일뿐이다.
    밥짓는 연기는 삶이 조금은 쉬어가야 한다는 하나의 방점(放点)이기도 하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복숭아 농장의 밥짖는 연기에서는 대나무로 걸러서 대나무처럼 푸른 향기가 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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