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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공치는 날
    작은詩集 2006. 7. 10. 00:35

     

     


    공치는 날

     

     

    장맛비 내리는 날
    뻐꾸기 여전히 울고
    왜가리 목 빠지는데
    노가다 박씨만
    공치는 날이다.

     

     

    골프장 캐디 나가는
    박씨 마누라
    머리 제대로 까진
    서울 사장놈과 공치는 날이다.

     

     

    장맛비 오는 날
    박씨네 공치는 날.

                 (200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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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종일 장맛비가 왔다. 사람이 사는 일이란게 녹녹하지 않아서
    일요일은 오늘도 일을 해야만 했다.
    그것도 출장으로 온 남도의 끝에서 말이다.


    점심때다. 가까운 곳에 공단 때문에 먹고 사는 동네가 있는데 오늘도
    더러는 일하는 공장이 여기저기 보이므로 점심정도야 하고 갔지만
    "주일날은 쉽니다" 라는 조그만 표찰만 보일 뿐이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 하는가? 아니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
    참으로 오래된 화두가 아닐수 없다.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는 시장기가 결국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에
    한표를 슬며시 보태게 만든다.


    조금 더 떨어진 다른 동네...중국집이 문을 열었다.
    미리 만들어 두어서 조금은 퍼진 면으로 만들어 나온 자장면 한그릇..
    씹히는 맛이 고무줄을 끊어 먹는것 같다..핑~ 하고 코끝이 아리다.


    갑자기 우리동네 박씨네가 생각이 났다.
    그는 쎄멘기술자(미장공)로 이제 마흔 다섯쯤 되었다. 그는 오늘처럼
    비만 오면 한마디로 공친다. 세멘트는 비가오면 시공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와 나이 차이가 좀 나는 그의 와이프는 아직은 30대다.
    요즈음은 골프장에도 캐디를 기혼녀로 채우는 모양이다. 그녀는 골프장
    캐디를 한다. 골프치는 사람들은 비가 와도 필드를 돈다.
    그러니 오늘처럼 비가 와도 그녀는 서울사장의 골프채를 끌것이다.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조아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나라...
    비가 오면 공도 같이 치는 나라..얼마나 좋은 나라인가?


    제길!! FTA나 잘~~~ 되었으면 원이 없겠다.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뽄세를 찬찬히 살펴보니 FTA 협상하는 넘들 중에도
    이완용의 환생(還生)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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