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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야전병원,지리산 벽송사여행기 2006. 6. 18. 00:01
빨치산 야전병원,지리산 벽송사
빨치산의 야전병원..지리산 벽송사
http://blog.daum.net/roadtour/1893227 <---- 이거 먼저 보시면 도움됩니다..
이태전 1월달에 눈덮힌 지리산 자락의 이 벽송사와 서암정사를 갔다 왔었지요.
절 풍경의 대부분은 이 포스트에 있으니 혹시 못보신분들은 위의 링크로
한번 보고 오심도 좋을 것입니다.이번 글에는 벽송사에 대한 소개는 많이 쓰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두번째 방문이고 기존 글이 있어서~ ㅎㅎ
혼자서 이곳 저곳을 다니다보면 옆지기인 와이프가 생각날때가 많습니다.
종교가 다행히 둘다 같은 불교인 탓에 좋은 절은 꼭 보여주고 싶은 탓이지요.
그러다보니 경치가 좋거나 시적 감흥을 받게되는 곳이거나 역사가 그런대로
공부해볼만한 곳이다 싶으면 덜컥 마음의 숙제가 생겨버립니다.
다음에 와이프를 데불고 와야 겠구나...
이런 마음의 숙제가 가슴속에 몇페이지 쌓여지면 밀린 방학숙제를 하듯이
하루나 이틀쯤 계획을 잡아서 휙~돌면서 숙제를 해결합니다.
이곳 벽송사도 그런곳중의 하나입니다.
다음 포스트로 올라올 서암정사라는 곳 역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지요?
나나 남이나 항상 앞모습..이쁜 모습이런것들만 보는것을 좋아라 합니다.
이 벽송사를 두번째 가면서도 느낀것이 바로 그런 것이였습니다.
그때도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원래 벽송사가 있던 자리에서 조금 아래쪽으로
가람자체를 옮겼다가 보니 지금의 벽송사 대나무숲 뒤의 풍경을 십중팔구는
놓치고 돌아 가면서 볼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벽송사의 대나무 숲앞에서 내려보는 지리산의 풍광은 압권입니다.
이번 방문에서 저는 저번 눈이 소복할때 왔던터라 법당바로 뒤에 있는
약수를 못보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그 물맛을 보고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들은 어느곳이나 물맛이 참 좋은데 비유하자면 벽송사의
이 물맛은 감로(甘露)라고 표현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등산왔던 사람들도 맛보고는 여태껏 수많은 산을 다녔지만 이렇게 맛이있는
물은 처음이라고들 하셨으니 반디불이 물맛을 과장한것은 아닙니다.혹여 벽송사를
가실양이면
지리산 골짜기 흘러가는
구름가운데 맑은 하늘
한조각 바가지에 띄어서
대웅전 뒤곁 대밭아래
감로수 한잔을 드시고 오십시요.
차르르~
차르르~
7월의 염천에 땀흘리는
지리산에는
차르르~
차르르~
댓닢을 타고 흘러드는
벽송사 감로수가 있습니다.
벽송사를 가실양이면
잊지말고 감로수 한잔에
세상시름을 담가서
댓숲에 돌려주고 오십시요.
마침 스님들이 방을 새롭게 꾸며셨는지 이사중입니다.
부처님은 수행자는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우선은 가져야 버릴수도
있음을 이 장면에서 느낍니다.
우리들 세속의 삶이야 밥솥..전자레인지..테레비..이런것들이 이사의 가장 큰 대상일텐데
수행자의 이사풍경은 책이 전부다네요.
저 많은 책들의 어느페이지 몇째줄에서 깨달음을 얻을지는 모르지만 이런분들을 통해서
인간정신의 진화를 꿈꿀수 있지 않겠습니까.참배하고 물맛보고 대숲뒤 옛터를 찾아봅니다.
옛날 오래전 대웅전이 있었을 그 자리쯤에서 바로보는 지리산...
저 산아래 골짜기를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마치 기차가 지나가는듯 와르릉~와르릉~
거리면서 여기가 지리산임을 알려줍니다.
다시 보아도 멋진 소나무 두그루...
100명이 벽송사를 왔다가도 90명은 보지 못하고 가는 풍경입니다.
마침 비가 온 뒤라서인지 바람이 제법 강도있게 불었습니다.
휘리링~~하면서 내는 솔잎들이 사람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풍경입니다.
이현상...박헌영...이런 이름들로 기억되는 빨치산...
아마 감성이 풍부했던 그들도 이 벽송사에서 달이 휘영청 떠오른 날에는
이곳에서 피울음을 울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 벽송사는 당시 빨치산들이 야전병원으로 사용한 곳이기도 하기때문입니다.
벽송사의 이 3층석탑은 보물입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앞마당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한가로움이 더욱 이 탑을
빛나게 하는군요.
불국사의 석가탑이나 다보탑처럼 번잡스럽지않다는것...
지리산의 봄바람..여름비..가을햇살..겨울의 시린눈에 깍이고 닳아져버린탓인지
고요함이 이 탑의 중요한 배경이 되는군요.
대숲길에 잠시 앉아서..와이프의 방법사진....
어험..대체로 와이프는 반디불의 생각 장면만 포착을 잘합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지금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 사진속의 장승처럼들처럼 살아있는 날까지 옆지기로서 충실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잡생각을 했더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 한순간도 잡생각에서 벗어나본적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평생을 잡생각만 하다가 가는것은 아닌지...우울모드....
흐읍~~~
사진을 찍을때 숨들이쉬고 참기神功을 구사하면 사진에서 처럼 똥배가 감쪽같이
감추어 진다는...
지리산공비 토벌 루트의 시작점에서 옆지기 무소유와 한장 박습니다.
이곳 벽송사가 빨치산들이 야전병원으로 이용을 했는데 공비이동루트를 보면
이 벽송사의 전략적 가치가 대단한듯 합니다.
평화...
넉넘함을 전제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넉넉한 마음을 연습하면 평화를 맛볼수 있겠지요.
좁다란 산길..해도 잘 들지않는 이곳에서도 지리산의 바람소리로 자라는
평화의 작은 세계입니다.'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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