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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연의 소중함으로...
    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10. 21:35

     

    인연의 소중함으로...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 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 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이 시는 이외수님의 인연설이라는 시의 일부분입니다.
    만해 한용운스님의 인연설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암송이
    되는 시인데 이외수님의 인연설도 음미를 할수록 진득한 맛이 납니다.


    우리나라의 시를 훑어보면 표현을 했건 아니 했건간에 인연을 은유적으로
    품고있는게 대부분입니다.
    그 만큼 우리의 가슴깊은 곳..아니 어쩌면 그도 너무 깊어져서 우리들의
    유전인자속에 특별히 인연이라고 하는 형질이 새로이 생긴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은 좋은 일에는 좋은 인연으로 나쁜 일에는 나쁜 인연으로 연관을
    지어서 좋은 일에는 겸손을 나쁜 일에는 위로를 보내는 지혜를 대대로
    물려받아 있습니다.


    따지고보면 꼭 나하고 알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만 인연이 아닙니다.
    가령 제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 중에는 로그인후에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들어와 댓글을 다는 분도 그냥 주~욱 훑어보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로그인 하지 않고 들리는 분들도 부지기로 많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야후 검색에서 검색을 했다가 들어오게 된 분도 있고 한참전에
    알았던 분은 어느 아마추어 무선 사이트를 검색했다가 들린분도 계시지요.


    이렇게 좁게 보면 가족처럼 피를 나누고 뼈를 나눈 가까운 인연도 있고
    학교동기나 어릴적의 동네 친구들처럼 추억속의 인연도 있습니다.
    회사동료나 취미로 만난 동호인들처럼 현재진행형 인연도 있기 마련이고
    역시나 회사 문밖이나 저녁 마실에서 만나게 될 스쳐 지나가던지 혹은
    서로 친분을 쌓게될 미래의 인연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인연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상이 많이 되는 또 하나의 단어가 불교일겁니다.
    불교의 교리중에서 가장 기저에는 역시나 연기법..즉 인연에 대한 해석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因)과 연(緣)에 대하여 잠깐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직접적으로 결과를 낳는 <인>에 대하여, 그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여러 가지 조건을 <연>이라고 합니다.
    가끔씩은  인 또는 연의 하나만으로도 인과 연 양자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고,
    또 인연이라고 하여 어느 한 쪽만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인과 연이 별도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고 역시나 어느
    하나만으로 설명을 할 수 도 없다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일체의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하여 생기거나 그치며, 또 변화하거나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다른 것으로부터 간섭하는 초월적(超越的)인 작용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쉬운것 같은 인연이 왜 이다지도 어려운지 말입니다.


    최근에 "노을"이라는 남성 그룹이 부른 앨범에 있는 '인연'이라는 노래가 있군요.
    그 노래의 가사가 정말 인연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심성깊이 자리하고
    있는지 짐작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엇갈리는지/ 우린 결국 이뤄지지 않을런지/왜 이렇게 날 울리는지 /
    우린 인연이 아닌건지//내가 한걸음 다가서면/너는 한걸음 물러나고 /
    내가 기다리다 지쳐서 돌아서면/너는 그때야 나타나고 //내가 남겨놓은 편지는/
    바람이 불어 날아가고/니가 녹음해놓은 사랑한다는 말은 /그만 실수로 지워지고//
    나는 널 사랑하는데 /너도 그런 것 같은데/만나려고만 하면 /우린 빗나가는데 /
    언제까지 이럴껀지


    왜 이렇게 엇갈리는지/우린 결국 이뤄지지 않을런지 /왜 이렇게 날 울리는지 /
    우린 인연이 아닌건지 //인연이란게 있는건지 /이미 다 정해져 있는지/
    서로를 아무리 원해도 사랑해도/인연이 아니면 아닌지 //나는 꼭 너야 하는데 /
    다른 사람은 싫은데 /하늘이 널 조금만 놓아주면 되는데 /왜 이렇게 잔인한지//
    왜 이렇게 엇갈리는지 /우린 결국 이뤄지지 않을런지 /왜 이렇게 날 울리는지 /
    우린 인연이 아닌건지


    될듯 될듯 이뤄질듯 이뤄질듯/하다가도 꼭 마지막에는 우리들의 /
    뜻과는 다르게 꼭 일이꼬여 가슴 아프게 해 /운이 따라주지 않은 나를 슬프게 해 /
    텔레비전에 내 얘기를 내보내면 드라마가 될 것만 같아 /
    이렇게 운이 따라주지 않는데 /어떻게 인연이 아닌것 같은데


    왜 이렇게 엇갈리는지 /우린 결국 이뤄지지 않을런지 /왜 이렇게 날 울리는지/
    우린 인연이 아닌건지


    우리는 늘 자기 주변에 널려있는 많은 좋은 인연들보다 한 두개의 나쁜 인연에
    더 아파하고 애절해 하고 더 크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게 인간의 마음이고 헤어진 사람이 자기보다 더욱
    행복하게 살면 왠지 더 서글프지는게 인간만이 가진 간사함이겠지만....


    분명한것은 꼭히 정해진 인연은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카오스처럼 순간 순간이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져 간다는 것이지요.
    더욱더 분명한것은 만들어진 인연은 추억으로던 현실로던 어떤 방식으로던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연은 만드는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매 순간 순간 만들어지는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당신의 몫입니다.
    농부가 농사를 짓듯이 좋은 인연을 지어가십시요.


    오늘도 좋은 인연을 지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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