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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자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모질게도 비바람이 저 바다를 덮어
산을 이룬 거센 파도 천지를 흔든다
이 밤에도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한 손 정성 이어 바다를 비친다.
아주 오래전에 자주 부르던 동요 "등대지기"의 가사입니다.
특히나 추운 겨울에 바다로 나갔다가 등대라도 눈에 뜨일라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그런 노래이기도 한데 아마 영국의 민요에다 가사를 붙인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뱃사람에게 등대는 목적지이자 출발지의 두가지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요.
출항을 할때도 등대가 제일 마지막으로 배웅을 해주지만 반대로 항구로 돌아올때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이 등대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멀리 바닷가에 나가 있다가 끼룩~끼룩~하고 갈매기가 뱃전을
배회하면 뱃사람들은 코를 벌름거리며 육지의 냄새가 나는지 살피기도 합니다.
갈매기나 난다는 것은 머지 않은 곳에 육지가 있다는 이야기와 같지요.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목빠지게 육지의 모습을 그리다가 등대를 만나는 순간에야
아! 이제는 목적지로구나..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지요.
등대는 희망입니다.
뱃사람의 길잡이이기도 하구요.
뱃사람들의 길잡이에는 북극성과 북두칠성..그리고 지남철..요즈음에는 GPS가
있기는 하지만 육지에 가가이 왔다거나 폭풍에 흔들릴때는 등대만한 길잡이가
어디에 있겟습니까.
등대지기는 고독과도 싸워야 하고 거센 해풍과도 싸워야 하며 바닷바람에
부식이 빠른 기계들의 반항과도 싸워야 하기에 참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러던것이 어제 뉴스에서는 45:1의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 등대지기가
될수 있다고 하는 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등대지기를 하려는 이유가 단지 "공무원"이라는 것만을
바라봄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등대가 뱃사람들의 희망이듯이 등대지기는 희망을 가꾸는 "希望農"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희망파수꾼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등대가 될 수 있다면....
그 누군가가 내가 된다면....
이런 상상 만으로도 즐거워 지지 않습니까?
비오는 날씨라 쌀쌀한데다가 저녁이 되니 하늘도 천둥 번개까지 칩니다.
퇴근하면서 물좋은 온양온천에 값어치로 따져서 1만원 조금 넘는다는 몸뚱아리
좀 담궈야겠습니다.
꿀꿀한 저녁 트로트 한곡 들어보시지요.그래서 음악을 하나 고르고 보니 오기택님이 부른 '등대지기'입니다.
오늘도 지금 이 시간쯤에 발전기를 돌려서 하나둘 불을 밝히고 계시는
등대지기님들께 바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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