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받고싶은 訃告한장..
2004-02-28 오전 10:38:09
세상을 살다가보면 좋은사람..이쁜사람..사랑하는 사람만이 있는것은 아닙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존경하는 사람..뒷 자취라도
밟고 싶은 사람만 있는것도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모든것들을 스스로 선택할수 없다는데 있는 것이지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네
사람이 말입니다.
우주선을 쏘아서 달에도 갔다가 오고 화성에도 우리의 피조물을 보내 흔적을
남기고 수억광년이 걸리는 머언 우주의 모습까지
관찰하며 쪼개고 또 쪼개서
더이상 쪼갤수 없는 단위인 원자도 마음대로 조작이 가능한 시대에 사는 우리들이
태어나는 인연의 틀은 어쩔수
없나 봅니다.
좋은 사람들만 사는 세상..부자와 가난의 차별이 없는 세상...
아마 이것은 수만년동안 이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다간
95%의 사람들이
꿈만 꾸다가 간 열망이겠지요.
5%의 사람들만이 세상을 차별하고 남이 가진 95%를 빼앗기 위해서 몸부림치며
살다가 갔겠지요.
95%의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을 일러서 민초라고 하던가요.
5%를 위한 95%의 삶을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덧없이 살다간 이자리에서
삶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하나만을 지키면서 오늘도 살아갑니다.
그래도
이세상을 살다가 보면은 이웃집에서 이웃동네에서 텔레비뉴스에서 신문에서
안타까운 죽음도.. 속절없는 죽음도..
불쌍한 죽음도 만나게 됩니다.
가슴이 짠해지고 아쉬움이 일몰후의 수평선에 남는 뿔그스럼한 색깔처럼 마음에
남는 그런 죽음들이 늘쌍
생깁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기다려 지는 죽음도 있는 법이지요.
"우째..저런 노믄 하늘도 안잡아 가노..에이~~새가 만발이나 빠질놈~"
정말
하늘이 있다면 벼락이라도 쳐서 인간세계에서 격리를 해주었으면 하는
그런 인간이 있을때 우리 엄마가 많이 쓰시는 말입니다.
"저런 노믄
창지를 꺼내가꼬 빨랫줄을 해야 칸다카이~~"
진짜로 무지하게 미운놈...텔레비에 나왔던 막가파뉴스를 보시면서 우리엄마가
하신
말씀입니다.
나이를 드셔서 이제는 근력도 모자라시는지 텔레비에 아무리 흉악한 이야기가
나와도 멀뚱하십니다..
어제 뉴스를 보면서 저도 꼭 받고 싶은 부고 한장이 있습니다.
그말은 하늘이 벼락을 쳐주거나 아니면 큰병이 들어서 숨이 꼴깍
넘어가버렸으면
하고 바라는 인간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訃告
廢品小人 汝矣島猪公 啞瞳以宿患
甲申年 二月 二十八日 午前 十時
議事堂別世
玆以訃啓告
發靷日時: 省略
發靷場所: 下水終末處理場
永訣式: 省略
先 塋: 果樹下埋葬
(堆肥代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