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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아마추어무선 入門記
    아마추어 무선 2006. 5. 29. 17:15

    나의 아마추어무선 入門記

     

     

    단군이래 유사가 없었다는 시련의 IMF가 오기 2년전인 95년 봄이였다.


    포항에 살던때였는데 광양인가 어딘가에 출장갔다가 오다가 포항 입구에
    작은 마을인 `국당`의 하늘을 수놓고 있는 한떼의 패러글라이더를 보았다.
    저녁에 퇴근하면서 배포대에서 집어간 교차로의 알림판에서 패러글라이더강습을
    보는 순간 당장 전화해서 등록을 하고 그 주의 주말부터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
    4주후 포항,영천부근에서는 명산으로 소문난 비학산에서의 첫 비행....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는데 클럽에서 주류가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였는데
    패러를 할때 필수적인 무전기..
    `행님요! 이거 듣기만 하이소..잘못 쓰다가 걸리면 1000만원 벌금이라요~`하면서
    겁을 주며 지들끼리 쏠라~쏠라~ 재잘되니 가만히 보고 있으니 속에 불이 난다.


    그때 같은 클럽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 계셨는데 해병대 원사로 현역에
    복무중이셨다. 그때 그분의 나이가 53세로 30대 후반인 나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분이셨다. 이분과 둘이서 의기투합하여 우리도 자격증을 따기로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요즘은 강습받으면 2과목이 면제되어 상당히 쉽게딸수 있는 길이 있지만
    그때는 누가 그길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하다 보니 그냥 막무가내로 각각 책1권씩
    사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은 84년부터 가입하여 이용하던 천리안에서 햄동호회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얻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한덕인지 무사히 둘다 합격하였다.
    자격증을 받던날 눈물이 핑돌정도로 좋았다.
    자격증을 받아오던날 통신을 통해 핸디(손에 들고다니는 휴대용)부터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대구까지 올라가서 허가서를 접수했는데 그분은 DS5TUE..나는 DS5TUJ로
    호출부호를 받게되었다.


    며칠을 열심히 핸디로 "시큐..시큐..시큐..여기는 DS5TUJ..델타 시에라 넘버파이브
    탱고 유니폼 쥴리엣...145.200에서 수신합니다.."를 외치고 또 외쳤다.
    그래도 많은 햄들과의 교신으로 재미를 느낀 나는 마침내 와이프도 모르게 꼬불쳐놓았던
    비상금을 톨톨~털어서 단파대를 장만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아파트옥상에 안테나를 올리는 날..도와주러온 많은 사람들중에서 DS5RKY 오엠이
    내가 준비한 6미터길이의 파이프를 좀더 늘리자고 한다..
    32A 파이프라 25A파이프를 구해서 1미터정도 밀어넣고 용접으로 마무리를 하니 파이프
    길이만 11미터가 된다. 여기에 GP안테나가 3미터정도되니 옥상바닥에서 14미터의 높은
    안테나가 될판이다.


    그런데 철공소에 가서 파이프용접을 하고 가져올때는 둘이서 가쁜하게 들고 왔었는데 이걸
    옥상까지 올릴방법이 문제였다. 일단 측벽을 이용해서 세운다음 위에서 끌어 올리자고
    머리를 모으고 둘이서 세우는데 한 70도쯤 세우니 엄청난 무게가 되면서 둘이서는 감당이
    되지를 않는다.
    둘의 머리뒤로 휘익 꺽이면서 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의 뒷유리창을 박살 내 버렸다.
    아파트자치회장까지 불러서 주인 확인해서 사정을 설명하고 12만원이나 들여서 수리해주는
    우여곡절끝에 설치완료...


    그 다음은 1층까지 안테나선을 내리는 일...결국에는 드릴로 벽을 뚫어가며 가운데 방까지
    안테나선 인입성공...몇 시간의 작업끝에 첫 전파를 발사하니 포항시내는 물론이고 대구까지
    2미터신호 확인...단파대는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우선은 수신만 해보니 일본신호는 물론이고
    인도네시아..중국신호까지 잘잡힌다. 무사히 기지국 설치작업 완료..


    명실공히 이제 햄으로서의 본격적인 입문이 시작된다. 유난히 어려움을 겪은 탓인지 참으로
    열심이었는데 그때 집사람은 그야말로 고역의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퇴근하면 밥차리는 동안 30여분...9시 뉴스끝나고 나면 바로 무전기를 잡고 12시까지는 국내국
    위주로..새벽2시까지는 외국국을 위주로 했는데 귀한 무선국이라도 나오면 부실한 안테나로
    고함을 질러가며
    `시큐..시큐..시큐..디스이즈 델타 시에라 넘버파이브 탱고 유니폼 쥴리엣..스텐딩바이..`를
    외치며 온 가족을 괴롭혔다.


    나의 아마추어무선 입문은 이렇게 유별나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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