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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돌아온 양봉업자
    작은詩集 2006. 5. 24. 00:12

     

     

    돌아온 양봉업자

     


    지구만 도는게 아니다.
    잘난 지구만 빙글 빙글
    어지럽게 도는게 아니다.

     


    오늘은 돌아서 내년이 되고
    작년은 돌고 돌아 오늘이 된다.

     


    올해도 철길 건널목 너머
    아카시아 열댓그루 숲
    탈탈탈~
    비온 길 지나도 남지않는 자죽
    낡은 타이어가 탈탈탈~
    사랑방 창호지를 넘던
    외할배 해소기침소리보다 힘든
    1톤 트럭에 버거운 10톤의 삶이
    비니루 포장에 실려 왔다.
    올해도 그 양봉업자는...

     


    그는 작년보다 벌통 몇개를 줄였고
    나는 탈색된 머리숱을 늘였다.

     


    절대로 지구만 도는게 아니다.
    우리들 인생도 돌고 돌고
    빙글 빙글 어지럽게 돈다.
    세월은 지구보다 열배,
    인생보다 백배는 빨리 돈다.

     

     

    -------------------------------------------------------------

     


    오늘도 포항으로 출장을 왔습니다.
    특히나 봄의 나른 함 탓인지 고속도로에는 사고도 공사도 유난히 많아서
    다른 날보다 몇배는 힘이 들었습니다.


    포항에서의 일도 참 힘들게 풀려서 이래저래 오늘은 심신이 피곤한 날입니다.
    막상 잠을 자려고 누웠어도 모텔이라는 특색 탓인지 쉬이 잠이 오지 않습니다.


    호사에서 포항으로 출발을 해서 5분...건널목 못 미쳐서 아카시아 나무 열댓그루
    꽃을 주렁주렁 매어 단 숲에 작년에 왔었던 그 양봉업자가 왔습니다.
    양봉도 그 다지 사정이 좋지는 않는지 무늬가 완전히 닳아버린 타이어..작년보다
    두어군데 더 벗겨진 페인트...여기저기 찌그러진 1톤 트럭과 함께 말입니다.


    그의 살림은 작년보다 좀 줄어보입니다. 어림짐작으로 보아서도 벌통이 많이
    줄었고 배수로를 파는 그의 허리는 힘이 많이 빠져 보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양봉업자가 떠나갔던 이후 지금까지 늘기만 했군요.
    아랫배도 작년보다 튀어 나왔고 목욕탕 저울 바늘도 수치를 늘렸고 무었보다
    하얀색으로 탈색된 머리카락이 더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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