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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당항포에서
    작은詩集 2006. 4. 28. 00:31

     

     

    당항포에서

    키 큰놈,작은 놈
    몸통 굵은 놈,가는 놈
    대갈 노란 놈
    얼굴 하얀 놈
    여기서는 땅에서 돋아난
    온갖 것들 바다를 보고 있다.

    우와아~ 소소소~
    여기서는 철따라 바뀌는
    바람들도 바다를 보고 있다.

    몽글 몽글, 둥실 둥실
    벙싯한 구름
    세상의 벽지같은 하늘도
    여기서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지나간 세월도
    지나가는 세월도
    지나 갈 세월도
    당항포,
    그 바다를 바라 보고 있다.

    ******************************************************************

    얼마전 출장길에 당항포 전적지를 잠깐 들렀다 왔습니다.
    지나간 역사를 더듬는 다는 것은 딱히 어떤 재미다! 라고 정의하기 힘들만큼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다분히 국수주의적인 부분이 있는지 지나간 세월속의 전승지는 각별한 마음으로
    다가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요.

    당항포는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로 있던 1592년(선조 25) 6월에 당포해전에
    도주한 왜선들이 당항포의 후미진 곳에 있다는 첩보를 듣고 전라우수사 이억기
    (李億祺), 경상우수사 원균(元均)과 함께 공격하여 왜선 26척을 격파했던 곳입니다.

    그로부터 2년뒤에는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된 이순신은 한산도에서 왜선 31척이
    당항포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아내고, 3도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출항했지요.
    지금의 거제대교가 있는 견내량(見乃梁)에 전함 20여 척을 배치하여 불의의 사태에
    대비케 하고, 조방장(助防將) 어영담(魚泳譚)에게는 정예함(精銳艦)을 주어 왜선이
    정박해 있는 당항포로 돌진케 하여 10척을 격파했습니다.
    이튿날 이순신은 이억기와 진을 치고 일본구원병이 올 것에 대비하는 한편 어영담을
    당항포 안으로 공격케 하여 나머지 21척을 모두 불태워버렸던 전승지 입니다.

    도합 57척의 크고 작은 전선들이 이 당항포에 수장이 되었겠지요.
    육지로 살아서 도주한 자들을 빼고라도 아마 수천명의 적들이 이 당항포에서
    유명을 달리한 곳이기도 합니다.
    들어오면 빠져 나갈곳이 없는 이 당항포로 들어와서 정박한 이유는 아마도 그 당시
    전세로 보아 육지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왜적들은 그 잇점을 등에
    업으려고 하였던 듯 합니다.

    당항포 전적지 전승탑에...이순신 장군 사당에...잠깐 묵념하고 왔습니다.
    이순신 장군 사당에 향불하나 피우고 목레하고 돌아서는데 한무리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이루어진 관광단이 왔습니다.

    "얼씨구~ 절씨구~조오타~~"
    어느 모임이나 그렇듯이 목소리 걸걸한 할머니 서넛분이 마냥 좋아서 난리입니다.

    한때 이곳의 이 장소에서 살벌하고 혹독한 소리들이 들리는 대도 있었겠지요.
    모든 것들은 지나갑니다. 풀들도 꽃들도 나비들도 지나간 세월속에도 있었겠지요.
    모든 세상의 일들은 지나갔고 지나가며 앞으로도 지나갈 것입니다.
    어제의 혹독한 고함도 오늘엔 노래가 됩니다.
    다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오늘의 노래가 내일 무었이 될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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