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詩- 잠자리 한쌍
    작은詩集 2006. 4. 28. 00:27

     

     

    잠자리 한쌍

    아하~ 정녕 부럽구나
    그 뜨거운 정열이..
    나는 이 나이 먹도록
    그 정열의 십분지 일, 아니
    백분지 일도 못 가졌었구나.

    부끄러운 일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사랑함에 있어서
    뜨거운 정열 없었음은
    부끄러운 일이다.

    7월은 뜨거운 계절이다.
    바람도 숨이 막히는
    정열로 가득한 세상이다.
    그럼에도
    내 정열이 바닥났음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암수 잠자리 한쌍
    제철소 진갈색 폐수에도
    사랑의 자국을 남기는 것은
    그들은 진정
    뜨거운 그리고 피끓는
    정열이 있음이다.
    사랑이 있음이다.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음이다.
    뻔한 결말의 슬픔도
    사랑보다 옅은 색이기 때문이다.

    *******************************************************************

    지금은 포항으로 출장을 와서 지내는 중입니다.
    이번 공사는 제철소의 슬러지를 처리하는 설비를 설치한은 그런 프로젝트입니다.

    오후4시 30분쯤에 작업자들 보내고 몇만 남아서 설비를 테스트 중이 였습니다.

    잠자리 두쌍이 하트모양으로 짝짖기 자세를 취하고는 연신 슬러지 피트에 꼬리를
    담그고는 합니다.

    제철소의 압연 슬러지를 모으는 피트는 각 라인에서 발생되는 쇳가루를 모으는 곳
    이라 색깔도 물빛은 하나도 없고 완전한 짙은 갈색입니다.
    대부분이 쇳가루다 보니 철분으로 갈색을 띠게 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표면에는 기름띠가 둥둥 떠있습니다.
    이것을 장치를 통해 정화하여 맑게 만드는게 결국에는 기술자의 몫이기도 하지요.
    이 물에서 생명체가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여름의 주인은 태양과 잠자리입니다.
    사람들 아무리 태양에 허덕대서 혀를 세발이나 빼고 있어도 잠자리는 여전히 생생히
    여름 하늘을 날아 다니곤 하지요.

    이 잠자리도 장구벌레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사람들이 백일..돐...1학년..6학년을 거쳐야 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본디 장구벌레는 물에 알을 놓아서 부화를 하는 것인데 페수처리장에서 살아갈 곤충도
    사람도 없는데 서로 눈 맞은 잠자리 두쌍이 마치 경쟁을 하듯이 하트모양의 교미자세로
    연방 물위에 꼬리를 담그는 겁니다.

    사람들이 사는 세계도 어리석은 일들이 한두가지 겠습니까?

    살아가지 못할 환경을 알면서도 내까리는 인간들 보다 그래도 잠자리들은 훨씬 더 많이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사는 듯 합니다.

    못된 내 마음....나뻐....

    '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당항포에서  (0) 2006.04.28
    詩- 일찍 만난 가을  (0) 2006.04.28
    詩- 세월은..  (0) 2006.04.28
    詩- 현장소장의 하루  (0) 2006.04.28
    詩- 섬진강에는  (0) 2006.04.2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