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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16주년
    이런저런 이야기 2006. 4. 22. 22:57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결혼16주년 
    2003-10-20 오후 2:43:06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10월18일은 우리부부의 결혼기념일이였습니다.
    벌써 주례앞에서 검은머리 파뿌리~~~에 예하고 대답했던 때로부터
    16주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부부의 첫만남은 22년전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둘이서 눈이 맞아서 좋아하기(요샛말로 사귀는) 시작한지는
    20년쯤 되는군요.


    저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우리 와이프는 첫만남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별로 유쾌하지는 않은 기억으로 말이지요..


    1981년도 쯤의 늦가을이였을겁니다. 그때쯤에는 부산의 보수동골목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서 담쟁이 덩굴들을 골목어귀로 몰곤 하지요.
    그대 저는 불교에 무척이나 심취하여 모불교청년회에 나가서 활동을
    하던때였는데 글빨이나 쓴다고해서 문화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었지요.
    그때 우리 와이프는 신입회원으로 나오곤 햇었답니다.


    불교를 하시는 분들은 다들 성격이 좀 유하십니다.
    나쁜 표현으로 하자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우유부단하다고 할수
    있는데 그당시 저는 아주 칼같은 사람이였습니다.


    약속시간은 어떤일이 있더라고 5분전에 나가야하고 원리원칙이 최고의
    선이며 가치였던 꼬장 꼬장 그 자체였지요.


    아마도 임시총회가 열렸던 날이였을겁니다. 그날도 30분이 지났는데도
    정족수도 되지 않아 그렇잖아도 마음이 안좋은데 회장이 회의를 시작하려
    하길래 정족수가 되지 않는다고 제가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원들은 또 예의 그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의 태도가
    너무 거슬려서 앞으로 이모임에 안나온다고 폭탄하나를 던지고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지요.


    그때 건물1층의 입구에서 우리와이프랑 마주쳤지요..
    `저기~~~다음 법회장소는 어데로 정해졌어예?`
    `나도 모리요~~내도 안자 이런데 안나올낀께 우에 올라가서 물어보소!`
    그러면서 바바리 자락을 휘날리며 가버리다란다.


    그렇잖아도 늦게도착해서 회의 결과가 궁금했던차에 자주 보던 얼굴의
    간부이길래 반갑게 물었다가 뻥~하고 한대 맞은 우리와이프는 한동안
    내얼굴이 자주 떠올랐다고 합디다.
    아마도 충격이 컸었나 봅니다.


    그렇게해서 우여곡절 끝에 2년정도 지난 20년전부터 자연스레 연예를
    하게 되었으니 따로 프로포즈도 없었습니다.


    결혼하기 바로전에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서로의 왼손에 엄지손가락의 똑같은 지점에 똑같은 사이즈의 점이
    있다는 것이였지요.
    그런데 더욱 쇼킹했던것은 그 손의 검지에 또 똑같은 위치에 제법큰 흉터가
    각각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 흉터는 와이프가 고1때 내가 사회에 나온 첫해였으니 같은해에 생긴 상처입니다.


    (이것은 저번에 봉평갔을때 마카~님이 보고서 사진을 찍을려고 했었는데
      결국에는 못찍었습니다..우리가 틈을 안줘서....)


    그렇게 시작했던 우리 결혼생활에서 10주년부터는 둘만의 1박2일 기념여행을
    빠트린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아이들이 지들에게 토요일을 할애해달라고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이벤트입니다. 지들도 이제는 스스로 꾸미고 생각하는 이벤트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기념여행은 하루코스로 치악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세자매가 이마트로 간사이에 아무래도 서너시간은 자리를 피해주어야 할것같아서
    와이프랑 둘이서 천안으로 나와서 새로지은 빌라도 구경하고
    오랫만에 각원사의 좌불상도 보고 왔습니다.

     

    왔더니 오늘의 이벤트는 장보기부터 시작한 저녁식사를 풀코스로 지들 힘으로
    하는 거였습니다. 돼지 삼겹살에다가 과자로 멋진 케이크 흉내도 내었습니다.
    지들이 만든 첫 이벤트...


    이럼 맛에 나중에는 다 제짝을 찾아서 떠날놈들이지만 아들딸 키우나 봅니다.

     

     

     


    과자로 만든 케익에다가 유리병에 들은 초~~

     

     

    지들끼리 부산을 떠는 군요..이슬이는 내일 등산땜에 참았습니다..


    고맙다..딸들아!


    고마워...각시야!

     

     


    ************************************** 댓글 ***********************************

     

     

     곰탱엄마  2003-10-20 오후 2:46:41  
    늦었으나 축하드립니다. 반디불님^^ 전 이제 겨우 결혼 일주년을 지났을 뿐인데 ㅋㅋ
    저도 10주년, 20주년 하는 날이 오겠지요 
     
      반디불  2003-10-20 오후 2:49:21  
    곰탱엄마님~~그 세월이 후회없도록 이쁘게 마음의 창고에 갈무리 하셔요..축하감사합니다.. 
     
      스티븐  2003-10-20 오후 3:27:12  
    그러고 보니 이번 24일이 결혼 11주년이네.. 휴 이번에는 안 잊고 가겠네..^^ 
     
      악재수집  2003-10-20 오후 3:40:50  
    일종의 염장성 컨텐츠라는...-_-; 
     
      바다  2003-10-20 오후 8:15:06  
    늦었지만 추카드립니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작은것같지만 큰행복.... 부럽습니다... 
     
      밤하늘  2003-10-21 오전 6:56:05    
    81년 그해 여름 저도 결혼했으니 지금 22주년이 됀네요 ..
    축하드려요 오래오래 서로 존중하며 사세요 
     
      ☆별이☆  2003-10-21 오전 7:09:28  
    옷~ 그런 사연이...흉터랑, 점이랑 별이두 함 보고 싶다는...^^* 두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햇살가득  2003-10-21 오후 3:26:59    
    결혼.... 부럽사옵니다...^^ 특히나 저 삼겹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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