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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발이의 추억
    교복시절의 추억 2006. 4. 19. 20:38

    나는 고등학교를 공고로 나왔다.
    학교가 부산의 메리놀 병원 바로 위에 있었는데 아침이면 거의 300개의 계단을
    뛰다시피 올라야 한다.


    메리놀 병원 담옆의 좁은 계단으로 이루어진 그 길의 중간쯤에는 "할매집"이
    있었는데 아침에 등교하면서 꼭 들러야 한다.
    찌짐도 붙여팔기도 하고 담배도 까치로(낱개로) 팔기도 하는데 아침에는 항상
    문만 빼곰열고 이렇게 외친다.
    "할매요~~ 여있심더이..."
    그리고는 사복한 벌을 던져놓고 다시 계단을 오른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5교시에 접어들때 나는 주로 두어놈의 친구들과 할매집에서
    찌짐..그것도 김치찌짐 한 넙덱이( 김치전 한판..)를 먹으면서 사복으로 좌악~
    갈아입는다.


    그 다음에 가는 곳은 지금의 영주터널 지나서 있었던 서부극장이라는 곳으로
    영화공부를 하러 다녔다.
    한 푸로 딱떼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7교시 마지막 수업이 한창이다.


    하교후에도 그냥 집에 가는 법이 없었다.
    교복보다는 주로 교련복이나 실습복(나는 공고출신이다..)을 입고 영화 "친구'에
    뛰는 장면에 나온 돌담이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가서 헌책방에 들어가서
    이책을 뺏다가 저책을 뺏다가 괜스레 시간을 끌고 있으면 가만히 보고 있던 주인이
    다가와서 슬며시 이렇게 묻는다.
    "빨간 책 찾는기제?"
    "야!"


    주인아저씨는 주변을 살피면서 얇은 책을 한권 준다.
    어떤 책은 빨간표지이기도 하지만 어던책은 누런 표지거나 하얀 표지일때도 있는데
    굳이 빨간책이라고 하는 것은 그 내용이 빨갛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정식으로 출판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으로 인쇄를 했다기 보다는
    내용의 전부가 등사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고도 우리는 용두산 공원을 헤집고 다니거나 국제시장의 깡통골목을 쏘다니며
    놀다가 그것도 지겨우면 영도다리밑 후미진 곳에서 빠곰담배를 돌아가며 피우곤 했다.


    집에 돌아와서 다락방에 들어박혀서 밤새 빨간책을 읽고 또 읽고 했다.
    우리 엄마,아버지께서는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공부에 열중하는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셨다.


    다시 아침이면 구포에서 남포동까지 거의 2시간이 걸리는 버스길을 시달려서
    300개가 넘는 계단을 허덕대며 오르다가 잠깐 한 숨돌리는 곳 "할매집'문을 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발발발~~ 거리며 다니던 그때가 그립다

     

     

    ********************************** 댓글 *****************************************

     

     은하수  2005-02-16 오후 11:59:32    
    에쿵 불량학생 이셨구나 빠꼼담배 피우시고 발발발 쏘다니시더니 이젠 차 몰고
    발발발 전국 누비시네요 
     
      은하수  2005-02-17 오전 12:00:14    
    남학생들은 빠꼼담배 추억 난 쐬주 몰래 마셨지용 
     
      은하수  2005-02-17 오전 12:02:20    
    우리 여학생들은 찐빵집으로 주로 돌아다녔는돼요 그리고 몰래 영화관두 가고 중학교때
    서부영화한창 유행해서 서부여행 는 거의다 본것 같다는 황야의 무법자
    히얏! 나두 그때가 그리워요 
     
      pris  2005-02-17 오전 12:28:43  
    어.... ^^:: 사부님의 이미지에 막강한 손상이.....ㅎㅎㅎㅎㅎ
    그런 추억이 있으시니 이렇게 유~하시죠....
     
     
      pisces  2005-02-17 오후 12:34:47  
    귀에 익은 지명이 줄줄 나오니 반가워요. 
     
      내공포기한용갈  2005-02-17 오후 7:18:43  
    햐...
    추억은 방울방울 버전이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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