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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만난 것들의 변신
    自作, 우든펜 만들기 2025. 3. 28. 20:54

    산길, 들길, 아파트 마당길 걷기는 항상 즐겁습니다. 걷기가 즐거운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산길은 철마다 다른 풍경들을 만나게 되고, 들길도 봄에는 봄꽃, 여름에는 볕살을 거슬러 오르는 싱그러움이, 가을에는 내년봄의 기약들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겨울은 겨울대로 땅을 다지는 북풍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파트 마당길도 걷기에는 즐겁습니다. 여름에는 유난히 네잎 클로버가 많은 토끼풀 무더기를 탐색하는 재미에 봄에는 겨울을 버텨낸 나무들이 움을 티우는 소리에 마음을 기울여 보는 것도 재미집니다.

    그런 걸음들 사이사이로 작은 인연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봄에 아파트 마당길을 걷다가 보면 화단을 꾸민 회양목들 사이에서 지난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린 나무들 사이에서 인연을 골라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회양목은 도장나무로 불리워질 정도로 목도장의 재료로 많이 쓰여졌습니다. 잘라보면 조직이 치밀하여 나이테가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년 12월에 딸래미 부부가 해외여행 가면서 맡겨놓은  강쥐 산책시키다가 눈에 뜨여 줏어와서 서재 한 곁에 무심히 던져둔지 석달만에 다듬어 딥펜대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회양목이 껍질을 벗기면 속살이 뽀얀색인데 껍질을 조금 남겨두어 무늬 역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마감은 인조옻인 카슈로 하여 아주 매끄럽습니다. 끝부분은 혹시모를 갈라짐을 예방하고 멋스러움도 가미하기 위해 유색의 낚시줄을 감았습니다.




    닙은 생산된지 50년 넘은 일본 니코 제품입니다.



    철원 한탄강 물윗길은 한탄강 강물위로 부교를 놓아 8킬로의 제법 긴 코스로 산책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길은 얼음이 어는 겨울에만 개설됩니다. 올해는 3월 31일까지만 개방된다고 합니다. 그 길을 걷다보면 전망대가 산위에 있어서 산길을 좀 올라야 합니다.




    산길에서 딱 마음에 드는 화산석 하나를 만났습니다. 집에 와서 잘 씻어두고 어떻게 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뒷꿈치 각질 벗기는 것으로 할까 하다가 문진으로 하면 될까하다가 펜 트레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과정도 꽤나 재미집니다.




    펜 트레이로 하려면 펜이 기댈 홈을 가공해야 하는데 목공줄과 다이아몬드 공구로 펜 자리를 가공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펜 트레이가 하나 생겼습니다. 한탄강을 책상위로 옮겨왔습니다. 지질학자들의 이야기로는 한탄강이 대륙과 대륙의 충돌로 생겼다고 합니다. 그 증거가 다이아몬드의 유무라고 하는데,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지 않아 이 학설이 공인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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