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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프레소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 2015. 5. 6. 23:38

    내가 공부하는 방법은 주로 벼락치기 경향이 짙다.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하기로 하고 전화로 문의했을때 한달에 한번 있는 필기시험의 접수 마감날이라는 말에 바로 달려가 학원등록도 하고 시험 접수도 하고 말았다. 필기시험 교재를 신청해놓고 기다리는 시간이 또 며칠..그러다보니 일주일이라는 시간밖에 없었다. 장기인 벼락치기로 삼일정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치룬 시험인데... 문제지 유출을 막는다고 문제지를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 국가기술 자격시험은 문제지를 가져올 수 있다. 수험표에 답을 적어와서 대조했더니 100점 만점에 82점으로 합격이다. 이제 실기만 열심히 배우면 되니 필기시험에 대한 부담 하나라도 줄였다.

     

     

     

    시험전 두번째 수업이 있었다. 첫수업은 혼자였는데 두번째 수업부터는 다른 선생님과 짝을 이루게 되어 서로 초시계로 시간을 재어주는 등으로 확실히 수업을 하는데 시너지를 가지게 되었다.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가장 베이스다.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을 섞으면 카푸치노, 좀 더 진득한 우유거품을 섞으면 까페라떼, 뜨거운 물을 타면 아메리카노, 뜨거운 물 대신 찬물로 10시간 정도 천천히 추출하면 더치커피... 등으로 나뉜다. 에스프레소는 쓴맛, 신맛, 떫은 맛, 단맛이 공존한다. 우리 삶의 맛과 비슷하다. 우리 삶에도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쓰고 시고 떫고... 더러는 달지도 않던가.

     

    어제였던가. 경복궁에 소주방이 복원되었다고 한다. 소주방이란 궁중의 주방이다. 일제가 철거해버린 것을 70년이 지나서야 복원했다는 것 자체가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멀다고 볼 수도 있겠고 한 편으로는 이제는 먹고 살만했으니 스스로 수고했다고 자위해볼만 하기도 하다. 축하 행사중에 고종이 살던 덕수궁앞에서는 고종이 먹던 방식의 커피를 선보였다고 한다. 그때는 커피를 가배(珈琲)라고 했는데 양놈이 먹는 탕약이라는 뜻으로 "양탕국"이라고도 했다고 하는데 곱게 간 커피가루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린 다음 채로 걸러 가라앉혀 윗물만 마셨다고 한다. 마셔본 이의 말을 빌리면 향취가 부드럽고 강하다고 한다.

     

    잘 아는 어떤 아마추어무선사는 커피를 "양놈숭늉"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밥 먹고 숭늉을 마시듯이 식사한 다음에 멀겋게 만든 커피를 마시니 그도 숭늉의 역활가 다르지 않음이다. '양놈숭늉"...얼마나 멋진 작명인지 최근에 커피를 배우면서 다시 새기고 있다. 내가 다소 내쇼날리스트적인 면이 있어 "양놈"이라는 말에 꽂힌 때문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두번째 수업에서는 10여번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는데 그때마다 맛보느라 홀짝 거렸더니 그 날은 아예 밤을 홀딱 세우고 말았다. 강사가 수업있는 날은 밥을 든든히 먹고 와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다음부타는 수업이 있는 말은 기름진 짜장을 먹고 와야 겠다.

     

    조금씩 자신이 붙는 중이다. 올 여름에는 집에서 내린 더치커피로 더위와 싸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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