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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원두막(여우비) /김대근삼행詩 2010. 8. 9. 15:48
여우비
원추리 꽃대에 햇살 걸어놓고
두런두런 하루가 익어가는 언덕배기
막 영근 물 구슬 한 말 우르르 쏟아지다
원뿔 벌려 구름을 걸러 담던 메꽃
두둑하게 받아든 물 구슬, 까무룩 하다
막연한 기다림에 더해지는 갈증---------------------------------------------------------------
지난 주말에는 본가에 다녀 왔다.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는 새로 사진 하낙 크게 걸렸는데 능소화 흐더러진 풍경이다. 아! 아버지에게도 저 능소화처럼 탱탱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싶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처럼, 꽃들처럼, 새들처럼... 그렇게 아버지는 지고 있다.
부산을 오가는 동안 여러 차례 여우비를 만났다. 무더움 속에서 만나는 여우비는 괜스레 갈증만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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