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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담쟁이(가을 小景) /김대근삼행詩 2009. 11. 15. 11:12
가을 小景
감
담넘어 고택에 가득 매달린 15촉 전구
쟁여논 가을 볕 전구마다 밝히고
이다지 넓은 안마당 선홍빛 가득차네
담배밭
담배밭 휑한 고랑 피어 남은 담배꽃
쟁기질 내일이다, 꿀벌의 바쁜 수확
이튿날, 사흘날에도 담배꽃 요염을 흘리네
곶감
담장에 걸어 놓은 건시(乾枾) 서너 접
쟁퉁이 주인 영감 눈빛으로 익히네
이집은 올 곶감인심 사납기가 밤송이겠다
대추
담금질 해왔던 햇살의 몽오리들
쟁심(爭心)이 여름내 팽팽히 매달린 가지끝
이토록 달디단 육과, 익혀 왔구나
배추
담뿍 살오른 포기마다 짚 묶음 터지려네
쟁기질 일구던 고랑 어제 같은데
이참에 서로를 뽐내 새삶을 찾으려 하네
단풍
담심(潭心)에 홍단풍 꽃 피어 흔들리네
쟁(箏)이 노래해 열세줄 물결이 일면
이파리 물결을 타고 극락조(極樂鳥)가 되네
된장 담그는 날
담북장 담는데는 장단콩 두어말
쟁개비 수북하게 얹어주던 삶은 콩
이제는 먼지 수북한 추억속 한 장면
-註-
*쟁퉁이: 마음이 옹졸하고 비꼬인 사람을 별명으로 이르는 말
*쟁심 爭心: 남과 다투거나 겨루려는 마음
*담심 潭心: 깊은 못의 중심, 여기서는 연못의 가운데 표면을 가르킴
*쟁 箏 : 폭이 긴 오동나무 공명관 위에 열세줄의 명주실을 현으로 한 국악기
*담북장: ①메줏가루와 쌀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새앙을 이겨 넣은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익힌 된장 ②청국장
*쟁개비: 무쇠나 양은으로 만든 작은 냄비'삼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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