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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 하라 ( blood harassment )아리까리 현대어 2009. 10. 18. 21:01
부라 하라 ( blood harassment )
한때 B형 남자가 도마위에 오른 적이 있다. 혈액형에 따라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는 혈액형 신드롬은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 뿐이다. 청일전쟁 말기인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주창한 황색인종 억압론인 황화론(黃禍論)에 의하여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고자 했다. 당시 유럽에는 백인이 흑인종이나 황인종에 비해 우수하다는 생각이 유행했다. 1910년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에밀 폰 둥게른 박사는`혈액형의 인류학`이라는 논문에서 A형이 많은 게르만민족이 B형이 많은 아시아 인종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다소 억지스러운 이 이론이 독일을 배우려고 안달을 하던 1930년대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받아들여지며 성격과 혈액형을 연관시키는 경향이 시작됐다.
지금은 그 정도가 심해져서 특정 혈액형을 따돌리거나 차별하는 사회 현상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일본 노동후생성에 따르면 상당수 고용주가 입사 면접에서 지원자 혈액형을 묻고, 이를 반영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혈액형에 대한 성격 규정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실험에 의한 상관성을 인정 받으려면 51% 이상의 유사성이 이나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연구에서는 40%이하였다. 그럼에도 혈액형에 의한 성격 규정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은 바넘효과라고 하는 심리적 착각현상일 뿐이다.
일본에서의 이런 혈액형으로 인한 병폐를 미국의 AP통신 등이 보도하면서 “일본에선 지금 혈액형으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부라 하라’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비아냥 거렸다. ‘부라 하라’는 blood harassment의 일본식 줄임말로, 성추행을 뜻하는 sexual harassment의 일본식 약자 ‘세쿠 하라’에서 따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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