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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파꽃 /김대근작은詩集 2009. 3. 11. 23:43
대파꽃
김대근
고등학생 둘째 방 창문은
한사코 닫아 두자고 한다
열어두면 온갖 도회 뒷골목 낡은 빛깔들
차고 넘치게 몰려들어서
도저히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이다
일 년에 한번 4월 27일은
탈각하는 우윳빛 창틀에
다섯 식구 턱을 괸다, 그날 만은......
이순신 장군은 수군장水軍將인데
그가 태어난 기념으로 눈물 시큼한
대파꽃을 하늘에다 피워내는 것이다
내가 그 말을 하면
시안詩眼이 남다른 막내는
펑하고 터질 때 그대로 얼리면
파꽃같기도 하다며 적선을 베푼다
과학을 잘하면서도
죽자고 문과공부만 하는 둘째는
우주가 팽창하는 거라고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우리 삶도 저같은 순간이라며
어떻게
파꽃을 연상하느냐며 핀잔이 한 바가지다
애 같은 아빠를 대신한다며
결론은 항상 큰 놈이 내린다
"불꽃이 원해야 대파꽃이고 대파꽃이 원해야 우주가 되는겨"[문학미디어 작가회 2008년 년간집 수록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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