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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각화사 문 살에 핀 꽃 /김대근작은詩集 2009. 3. 11. 23:21
각화사 문 살에 핀 꽃
김대근
각화사 지을 때 보시가 많이도 왔다네요
나랏님도, 현감님도, 아랫동네 천석꾼 영감도
비루먹은 나귀 등에 바리바리 실어와
기둥도 세우고 기와도 올리고 서까레도 올렸다지요
다 지어놓고 부처님 설법을 하시는데
앞니 빠진 개호지처럼 자꾸 법문이 흘러
춘향목 껍질에 박히더라나요
그래 성불은 춘향목만 했더라네요
한 골짝 식구들이 나도 성불해야겠다고
목단, 연꽃, 장미…, 이 골짝 꽃들은 죄다
문을 틀어막고 산다네요
지금도 주지스님 법문할 때는
꽃들이 그렇지 그렇지 고개를 끄덕인다네요[문학미디어 작가회 2008년 년간집 수록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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