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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렸다.
차가운 기운들이 뺨에 들러붙지만 기분이 상쾌하다.
자연현상에서 첫눈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반복되는 첫눈이 주는 감정은 따스하다.
간사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고
대설(大雪)이라도 내려서 길이 막히면
금방 원망을 하게 될 것이다.
단풍나무 잎 위에 내리는 첫눈
내일이면 첫눈의 무게와 차가움을 견디다 못해
몇 잎의 단풍나무 잎이 떨어질 것이다.
첫눈을 뺨에 붙여보다가
나이 50넘어서도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무실에 들어와 탁상 달력을 보니
올해도 한장이 달랑 남았다.
출발점은 이제 까마득해져 보이지 않고
종점은 점점 가까워 가시권에 들어온다.
첫눈에는 세월의 무게가 천근(千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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