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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길을 묻다(1)
    이런저런 이야기 2008. 10. 1. 09:48

    길에서 길을 묻다(1)

     

     

     

    따스한 사람은 돈이 따로 필요없다.
    언제나 가지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꽁쯔(孔子)라는 중국의 성인이《논어》위정(爲政)편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자왈(子曰)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삼십이립(三十而立)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 칠십이종심(七十而從心) 소욕불유구(所欲不踰矩) 라.


    이 말은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고 30세에 학문을 이룬다고 하였다. 학문에 뜻을 세운다는 것은 기초적인 학습을 마치고 심화과정을 시작함을 말한다. 지금으로치면 대학교부터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로부터 15년이라는 세월을 깎고 다듬어야 나름대로 학문적 일가를 이루었다라고 할 것이다. 물론 당시와 현재의 시간적 차이를 감안하여야 할 것이다.


    꽁쯔께서 말씀하신 마흔이면 불혹은 세상의 유혹에 의연하다는 뜻일게다. 또 마흔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나는 이말이 꽁쯔의 불혹이라는 말보다 몇배는 가슴에 와서 꽂힌다. 이 나이쯤이면 사물을 관조하는 격이 무척 높아져서 사리판단을 명확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현대인의 삶이라는게 유혹거리에 빈번히 노출되어 세상의 유혹에 의연하다는 말은 이미 퇴색되었지만 40대라는 나이가 자기 주관이 가장 도렷해 지는 때이기도 하다. 대부분 보수의 패거리로 몇발짝 성큼 다가서는 나이이기도 하다.


    얼굴에 책임을 지는 나이라고 했는데 얼굴은 그 사람의 살아온 역정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관상을 잘 보는 사람들은 학문적 접근을 하지 않더라도 첫눈에 오는 감으로 그 사람의 지나온 노정을 짐작하는 것이다. 척보면 안다는 이야기다. 자세히 뜯어보면 재복이나 인복이 있는 사람이라도 첫 인상을 봐서 험난하게 살아왔겠다 싶은 사람은 대부분 힘든 인생의 길을 걸어온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을 오래 기억하고 양적인 면에서도 나쁜일의 질량을 훨씬 높게 매기는 법이다. 생각의 고비들이 얼굴에 주름을 만들거나 지우기도 하고 근육을 경직시키거나 완화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즐겁고 행복한 생각들을 많이하면 그 생각의 파도들이 얼굴을 완만하게 침식시키는 것이다. 첫눈에도 편안한 인상의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얼굴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인생의 중반기에 나타나는 얼굴의 흔적은 그 사람이 살아온 노정을 담고 있는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이의 얼굴은 편안한 사람이 많다. 권력이나 금력이 있어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만나는게 좋아서 자발적으로 사람을 끄는 것은 편안함이다. 인간관계에서 따스함이란 편안함과 같은 말 일 것이다. 따스함이란 배려와도 상통한다. 그것은 가식이 아닌 진심이 담긴 배려는 따스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을 씻고 잠시 거울앞에 서서 거울속의 나를 응시해본다. 나는 따스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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