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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들과의 키스
    이런저런 이야기 2008. 5. 20. 11:11

    키스를 할 때는 눈을 뜨고 하시나요? 감고 하시나요?
    물론 저는 감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는 여전히 궁금하구요.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는 로맨틱한 키스가 로망이겠지만 세상의 모든 남성들에게는 수많은 입술들과의 접촉이 더 로망이겠지요. 아닌가? 아닐 수도 있겠군요. 다다익선이라고 키스할 입술이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열려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대다수(모든에서 한 발 물러서 봅니다)의 남성의 속성이라 생각합니다. 나이 오십에도 저는 아직도 그런 꿈을 가끔 꾸기도 하거던요. 지하철 반대쪽 의자에 앉아 예쁘게 오물거리는 입술을 보거나 길을 걷는데 앞을 가는 여인의 엉덩이가 내가 원하는 진폭으로 흔들리면 가슴속 저 밑에 한방울 남은 늑대의 본성이 "아~~~~~~우~~~~~" 하며 스스로 펌핑(PUMPING)을 하곤 하지요. 그래도 늘 무사히 지나곤 하는 것은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나약한 용기때문이겠지요.


    어떤 인류학자는 남녀간 몸을 여는 비밀번호인 키스의 유래가 원시시대 사냥에서 돌아온 남편이 자리 비운 동안 먹을 것을 아내가 혼자서 축내지 않았을까 입속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혀와 입속을 확인하다가 성적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원시인들은 입속에서 페르몬이 나왔나?


    지난 한 주는 감기로 골골한 주간이었습니다. 쿨럭대면서도 복은 있어서 스무명쯤의 젊은 미인들과 이틀을 지냈습니다. 대부분 딸과 같은 대학생인 그 녀들과 지내는 이틀동안 키스를 원없이 했습니다. 아마 작게 잡아도 오십번쯤 했을 겁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딸과 같은 그녀들과 키스를 한건 아닙니다. 그녀들 앞에서 키스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시범을 보인 것입니다. 물론 내 나이를 조금 웃도는 여자강사의 지사에 따라서 말이지요.


    「키사모」키스를 사랑하는 모임이라거나 「미키준」즉 미래의 환상적 키스를 준비하는 모임 같은 거창한 모임은 아니었고 그저 "키스만이 사람을 살린다"라는 모토가 강한 모임이었습니다.


    문성근이 진행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최초의 4분"이라는 프로그램이 혹시 기억 나시는지?
    우리 주변에서 흔하지 않게 일어나는 돌연사의 소식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멈추거나 익사직전의 환자, 음식물등으로 기도가 폐쇄되어 호흡이 멈춘 사람에게 최초 4분간의 응급처치가 생명을 연장할 수도 떠나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뇌는 다른 장기와는 달라서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즉시 활동을 멈출뿐 아니라 2~3분만 지나면 조직이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대부분은 사실 뇌에서 소모하는 것이지요. 롯데구단의 야구선수 '임수혁' 선수도 운동장에서 즉시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 처치를 받았다면 어쩌면 지난 일요일에도 그라운드에서 홈런을 치고 박수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 간단한 응급처치 방법들은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큰 취지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가장 가까히 있는 가족을 위해서도 꼭 배워두어야 할 교육입니다.


    저 이틀 동안 쿨럭대는 기침을 참으며 남자인형의 입에다 연신 입을 맞추고 숨을 불어넣으며 응급처치 교육을 받고 왔습니다. 스무명의 인원중에 달랑 남자는 넷, 그중에서 가장 고령이었지만 누군가에게 닥친 절대절명의 순간에 희망의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료했는데 50시간짜리 강사과정에 욕심이 나는 군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50시간이면 또 몇 번이나 키스를 해야 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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