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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행시- 조가비(봉화 육송정六松亭에서) /김대근
    삼행詩 2008. 6. 3. 22:10
    봉화 육송정六松亭에서


    조약돌 옹기종기 몸 말리는 자갈밭
    가드락 거리며 세상 첫발 디디는
    비오리 발자국마다 찍히는 산 그림자


    조록싸리 가지에 나비 주렁 매달리고
    가문비 나무가 든든히 지키는 골짝
    비뚜름 새로이 심은 어린 솔 두 그루


    조각나 뗏목으로 실려간 옛 솔 여섯
    가경(佳景)이 그리워 밤마다 운단다
    비각만 남아 지키는 육송정 삼거리


    ** 비오리: 오릿과의 새. 원앙과 비슷하나 조금 더 큼
    ** 조록싸리: 콩과의 낙엽 관목으로 나비모양의 꽃이 핌. 우리나라 특산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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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는 6월의 시작인 월요일부터 출장이 잡혀 포항갔다가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의 비릿한 내음에 취한채 삼척 원덕까지, 다시 산길을 돋우어 강원도 태백에 닿은 시간이 밤 9시……

    낙동강 천삼백리의 시발이 되는 곳은 의외로 태백 시내의 번화한 불빛 아래 있었다. 상지,중지,하지의 세개의 연못이 이어져 있는데 깊이 7미터라는 상지에서는 가물거나 홍수가 나도 늘 일정하게 하루 5천톤의 물이 �아나 남으로 길을 잡아 떠난다. 마침 아카시아 꽃들이 떨어져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있다. 아카시아 향기가 구문소를 지나 봉화를 지나고 안동과 대구를 거쳐 바다에 이르기까지 사그라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황지연못 바로 옆 모텔에서 하루를 유숙하고 아침에 석포로 가는 길 육송정 삼거리에 들렀다.

    몇 년 만에 다시 오는 길이지만 육송정 삼거리 슈퍼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말썽부리던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할머니 혼자서 가게를 지키는 것 뿐이다. "마즙 한컵 3,000원"도 몇 년 전이나 같다.

    육송정 삼거리지만 소나무 여섯그루는 없다. 몇 백 년 묵었던 잘 생긴 소나무 여섯그루는 백 년 전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잘리워 뗏목이 되어 서울로 갔다. 경복궁의 기둥이 되었단다. 밤이면 여섯그루의 소나무 영혼들이 모여 옛이야기를 조근조근 나눌것 같이 깊고 깊은 산골이다.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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