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간
무지개 늙은 말 불알같이 걸린 오후
지청구 응얼이며 세발로 걷는 노인
개수대 물이 빠지듯 낡아버린 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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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시제 주시는 김숙이 시인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광양으로 가는 길 섬진강 휴게소 입니다.
길 건너 강에서 뱉어낸 재첩들의 한숨소리가 볕살에 녹아 내립니다.
예전에 낙동강변에서 먹던 재첩에 비하면 열배나 작은 몸집이지만
재첩국으로 굳이 때를 챙길려는 뱃속을 달래주고 잠깐 쉽니다.
어제는 잠깐 소나기가 왔는데 손바닥만한 무지개가 걸렸습니다.
국도변 언덕으로 지팡이에 의지한 촌로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차소리에 뒤 돌아보며 팔을 휘젓습니다.
그래도 요즈음은 아무나 차에 태워주지 못하는 세태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그냥 모른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오다보니 그 노인이 걷던 곳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꽤나 먼거리군요.
예까지라도 태워 드릴것을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따지면 그 노인이나 나나 서로 평행선 간에 있는 것인데……
PS: 휴게소 컴퓨터가 공용이니 다음 사람이 등뒤에서 서성입니다.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광양에서 일보고 다시 길을 잡아 부산으로 갔다가
내일 아침 돌아갈 예정입니다. 오늘 하늘의 맑음이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