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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三月의 눈
김대근
하하하,까르르...
아이들 웃음소리가
때때로 탱자울 학교담을 넘다
이장집 감나무위에 까치둥지 밑
국방색 스피커가 정오를 알리고
나른함이 한소끔 뜸이 들면
우루루,교문이 번잡해 진다.
삥아리..삥아리...
산중턱 문디촌에서 팔려 온 병아리는
'축 개업' 수건으로 봄볕을 가린
만덕댁 아지매 목청을 돋군다.
구멍이 두어개 숭하게 뚫린
낡은 라면 박스에는
노란 병아리들이
40대 누구가 아뭇날 몇시에
복을 먹고 죽었다는
반쯤 찢어진 그 기사위에
한 방울 물똥을 쌌다.
춘삼월
시절은 춘삼월인 오늘
병아리 물똥만큼 눈이 왔다.
( 2005년 3월 2일)****************************************************************
아침에 자동으로 켜지게끔 설정된 테레비가 6시 정각에 팟~하며 켜지더니
서울의 눈소식을 전해줍니다.
얼른 커텐을 걷고 창밖을 보니 눈은 커녕 말짱하기만 합니다.
세계에서 좁고 작기로 몇번째 가는데 거기다가 남북으로 쪼개진 이 작은 나라도
이렇게 다른데 미국같은 나라는 어쩔까 싶네요.
와이프의 배웅을 받으며 문을 나서면서부터 눈이 나리기 시작하는 군요.
남녘에서는 봄소식이 자꾸 밀려오는데...
입춘이 지난지도 벌써 한참의 날짜가 지나고 달력 한장이 찢어져 딸아이
그림연습장이 되어 버렸는데....
춘삼월에 오는 눈은 그래도 밉지를 않습니다.
얼굴을 붉히며 싫지않은 낯빛으로 앙탈을 하는 마누라 같으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봄입니다.
개나리의 노란 색깔은 봄의 속옷입니다.
야하디 야한 요일팬티 같은 그런 속옷 말입니다.
그래서 봄에는 학교앞 병아리 장사가 자주 생각나고는 합니다.
봄은 회충약입니다.
한알씩 나누어준 회충약을 먹고 교실의 세멘트 담벼락에서 볕을 쪼이면
하늘은 노래지고 가물해지다가 결국에는 내가 병아리가 되고 말던...
그래서 나의 봄에는 늘 병아리가 함께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서울에 다녀와야 합니다.
거래처의 직원 부친이 별세를 하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요즈음 들리는 소식들이 우울한 소식이 기쁜 소식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을 들려주는 것도 커다란 복인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요.'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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