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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방생가는 사람들
    작은詩集 2006. 2. 23. 00:38

    放生가는 사람들
             (황간휴게소에서..)

     

                           김대근

     

     

    좋은 일이지
    좋은 일이고 말고
    억압된 생명 풀어 주는 일
    갇혀있던 생명 놓아 주는 일
    이 세상 어떤 선(善)보다
    몇 배 값어치 있는 일이지.


    좋은 일이지
    좋은 일이고 말고
    오늘도 보름달 휘영청 할테니
    이런날 남에게 베푼다는 건
    덩-실 춤출만한 일이지.
    낮술 한잔에 취해
    우리들 인생길 만큼 비좁은
    사바의 통로도
    오늘은 궁극의 즐거움 극락(極樂)인 게야.


    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
    본래 갇혀 있던 것 없는데
    놓아 주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슬픈 일이지.


    놓아주고 풀어주고
    궁극에는 내가 갇히고 억압되는 일
    放生.
    그 길을 가는 사람들
    돌아오는 길도 가벼웠으면...


    경건해진다.
    마음 놓아버린 부처
    저들 중에도 있을 터이니.


    ******************************************************************


    불가에서 음력 1월보름에는 두가지로 번잡합니다. 하나는 석달동안 동안거에
    들었던 선승(禪僧)들이 해제를 맞아서 세상구경을 시작하는 卍行을 하고
    신도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물좋은 곳에 몰려가서 고기를 방생하는 행사를
    하기도 하는 때이지요.


    사실 이 방생의 의식은 참 중요한 의식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방생의 참뜻은 좁게 보면 갇혀 있거나 억압받고 있는 생명에 대해서 자비를
    실천하고 그로부터 생명의 존귀함을 알리고자 하는 일일 것이요. 더 넓게 보면
    세상의 온갖 제약들로 부터 억압되고 자유스럽지 못한 자신의 마음을 해방하는
    일이랄수도 있을 겁니다.


    물가에 모여서 상을 차리고 재를 지내는 의식을 하고 사가지고 온 물고기나
    자라를 물에 풀어주는 행위의 방생은 복을 짓는 행위도 되기도 하지만 아울러
    업(業)..그중에서도 나쁜 업을 짓는 것이 될수도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요즈음 방생용으로 파는 물고기의 대부분은 외래종인데
    힘이 센데다 육식성인 이들이 방생되는 순간에 토종 물고기들에게는 야차와
    같은 횡포를 부려서 졸지에 물밑 세계는 지옥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니 풀어주는 물고기에게는 선업(善業)이 되겠지만 본래 그 자리에 살던
    토종고기들에게는 악업(惡業)이 될것이기 때문입니다.


    방생도 잘 해야 복이 된다는 것입니다.
    一切唯心造라는 말처럼 세상의 모든 일들은 결국 우리들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상일 뿐입니다.
    마음이 억압되고 갇혀 있으면 결국 이 세상은 억압되고 갇혀있는 세계가 되고
    마음이 자유스러우면 이 세상은 자유의 세상이 될것입니다.


    방생하는 일..우선은 내 마음부터 방생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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