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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 가족여행 7탄(마지막날 풍경들)
    여행기 2006. 4. 3. 09:25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백업하는 글..

     

    03 가족여행 7탄(마지막날 풍경들) 
    2003-08-22 오후 3:37:07

     

     

     

    8월 14일 여행마지막날의 기록들...

     

     

    민박집의 아침을 열어준건 창밖에서 울어대는 까치였다. 그리고 민박집의 뒤담아래
    흐르는 제법 넓은 개울에 까지 올라와서 자리잡은 황소개구리의 울음도 아침을 여는
    소리의 대열에 합류를 했다.
    칫솔들고 수건들고 한참을 걸어서 세면장까지 가던 해수욕장과는 달리 방안에 모든게
    있으니 편키는 한데 콧구멍이 답답한 것은 왜일까....

     

    어제 남은 부침개 반죽으로 된장,부침개,김,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아이들 분담해서
    설거지 담당, 차내 정리담당을 배정해주고 와이프는 커피를 맛있게 끓이는 중에도
    막내는 그림 삼매경에 빠져있다.
    단컷으로 그리던 그림을 벗어나서 최초로 10컷정도 되는 만화를 그린다고 어제부터
    몰두 해있다. 키가 커진 스폰지송이라나...
    그 모습을 보던 민박집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커피를 권하고 마루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노후도 저토록 여유로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 짐정리하다 차문에 머리를 부딛친 아빠와 엄마

     

    민박집을 나온 우리는 사실 몇 번들러서 신선감이 떨어지는 선운사로 향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선운사를 뺄려고 했었는데 상아가 못 가보았다고 해서 넣었던
    코스였다. 3년전에 결혼기념여행으로 한번..작년봄에 동백꽃 본다고 또 한번..
    작년 초여름에 와이프가 다니는 절에서 단체로 또 한번..이렇게 세 번이나 왔었고
    슬기와 자은이는 한번 와본곳인데 상아만 못와보았다.
    그냥 넘겨버리면 또 나중에 후회거리를 남길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보기로 한 곳이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숲길의 옆에 흐르는 계곡물은 이 골짜기에 유난하게 많은 참나무의
    잎에서 울어난 탄닌성분으로 마치 오염된 물같이 갈색을 띠고 있다.
    그래도 1급수에 산다는 물고기도 노니는 것을 보면 확실히 맑은 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고기와 햇살에 부딪치는 물살..그 위를 떠가는 꽃닢..개울가에 늘어선 이름을 모를
    꽃나무와 나비들...

     


    이 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차마 시로 표현할수도 없어서 미당선생은 동백꽃과 아낙의
    육자배기로 시를 썻나보다.

     

     

     

    # 선운사 계곡에서 노니는 나비

     

     


    # 1급수에서 노니는 고기들(이름을 물어도 대답을 않넹~)

     


    선운사는 공사중이였다. 담장을 높이는 공사였는데 저번에 왔을때는 나지막한 담넘어로
    선운사의 대웅전을 보면서 걸을수 있어서 좋았는데 얼마전 문화재도둑이후로 절마다
    담장을 높이는게 유행이다. 선운사 앞마당은 백일홍이 주인이였다.
    법당뒤로 동백나무 군락은 푸른 잎을 기름지게 반짝거려서 텃새를 부려보아도 지금의
    주인공은 단연 활짝 꽃피운 백일홍이다. 선운사 법당에 들어가서 고두례를 하고 올려보는
    천장의 단청은 정말로 다양하고 아름답다.


    가끔씩은 탈색과 세월의 흔적이 더 아름다워 보일때가 있는데 선운사 올때마다 천정의
    단청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기념품점에 들러서 이것을 들어보고 저것을
    들어보아도 비싸기만 한 기념품들은 결국에는 하나도 못사고 그냥 돌아 나왔다.
    평생 옷한벌과 바루 한 벌로 만족하셨던 석가모니..욕심을 버리는 것이 결코 가난해짐을
    뜻하지 않는다는 그 분의 뜻이 마치 오래된 단청처럼 바래고 있는 선운사....

     

     

     

    # 선운사 풍경

     


    아쉬운 마음도 때로는 시가 된다.

    ( “이태만에 다시 가본 선운사/부도밭에/부도 두어개 새로 늘었고/느티나무 등걸에/
    이끼도 좀더 짙어졌고/그때 울던/매미소리도 조금도 변화가 없는데/큰 개울/
    흐르는 法水만 힘이 없다/어차피 동백은/내년봄에나 새로 필 것을/세상과 비세상의
    경계가 새로 생겨서/목탁소리에서 멀어진/法水만 힘이 없어졌다.//이태만에 다시 가본
    선운사에는/그렇게/속세를 속세답게 法界를 法界답게 하는/황토담장만 높아가고 있다.
    //이제 목탁소리는 더 이상 담을 넘지못하고/다만/동백꽃 푸른잎마다 이슬처럼 맺혔다
     떨어져/새봄에 만개할/동백꽃의 숨겨진 퇴비가 된다.//2003년 8월의/선운사는 그랬다.
    ”-拙詩 ‘2003년 선운사’)


    우리는 선운사를 나와서 향토물품 판매장에 들러서 복분자주를 사왔는데 그후에 이마트에
    갔더니 현지에서 사온 것보디 더 싸다..이러니 관광가서 사면 속고 산다는 말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다음은 선운사 주차장에 있는 자수박물관인데 너무 정교한 자수의 세계를
    보고 왔다. 자수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야말로 사람의 정성이다.

     

     

     

    # 자수박물관의 작품하나..

     

     

     


    # 자수박물관의 입구 옆 풍경...

     


    고창에는 세계에서 단위면적당으로 볼때 가장 많은 고인돌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기도 하려니와 기실
    고인돌이란게 모두가 그게 그것같다. 여기에도 시대별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따라서 일일이 공부하면서 둘러볼수도 없고 그냥 기념사진 두어컷 찍고 한 5분정도
    둘러보다가 왔다. 다음 목적지를 위해서 고인돌공원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려니
    그늘이 없다. 도무지 공원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맛있는 점심을
    사주마고 출발한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나들목을 들어서자 마자 고인돌휴게소가 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라면을 먹겠다고 한다. 아이들은 라면이 질리지도 않나보다.
    음식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쪼르르~ 안내데스트의 피시로 달려간 나는 블로그에 접속..
    고창휴게소에서를 남긴다.


    김제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를 따라 전주로 향했다. 지나치는 길에는
    벽골제의 간판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삼국시대까지 그 역사가 소급되는 벽골제..
    제천의 의림지와 밀양의 밀양제..이렇게 3개의 연못은 참으로 역사가 오래된 인공못인데..
    다음에 한 번와보야지 하면서 스쳐지나간다.


    도착한곳은 전주의 종이박물관..몇해전에는 한솔종이박물관이였는데 외국으로 팔려서
    이제는 팬아시아종이박물관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IMF가 우리에게 준 많은 변화중의
    하나다. 회사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회사안에 있는 종이박물관으로 들어가니 이미
    관광버스가 2대씩이나 와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내려놓고 있었다.


    우리도 그들과 휩쓸려서 2층의 종이의 역사에 대한 영화..각국의 기록문화..각국의 종이의
    재질과 역사..종이로 만든 생활용품들을 보고 지하로 직행해서 우리나라 전통한지를
    공정별로 전시해 놓은 공간에서 차례로 줄써서 뜰채로 종이물을 떠서 건조까지 직접 만든
    한지를 한 장씩 들고 나왔다. 다시 일층으로 올라오면 기념품점이 있는데 종이상자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재료와 함지셋트등을 사서 밖으로 나오니 정원의 분수가 시원해 보인다.
    기념촬영을 하고 나니 분수에서는 멋진 무지개를 선물로 주었다. 어릴때 가끔씩 무지개가
    보이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무지개가 사라질때까지 보고 있던 그 때가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마흔의 중반을 넘긴 찌들은 생활인의 모습이 좀은 서글프기도 하다.

     

     

     

     

     

    # 종이박물관에서...

     

     

     

    그다음에 들린 덕진 공원에는 연꽃의 세상이다. 여기의 연꽃은 분홍빛이 감도는 연꽃인데
    3만평의 연못을 가운데 철다리를 기준으로 해서 절대로 반대쪽으로 넘어오지 않고 연못의
    절반을 차지 하고 있다. 우리는 가운데 팔각정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2층의 복도에서 먹다가
    3층의 넓은 곳에 주저 앉아서 쉬는데 난데없이 상아가 오리배를 타자면서 조른다.
    즉흥적인 상아의 생각으로 우리는 오리배를..와이프는 1시간동안의 기다림을 가진끝에
    해넘어가는 덕진호를 빠져나와서 유명한 전주비빔밥을 먹으러 갔다.

     

     

     

     

     

     

     

     

     

    # 덕진공원에서의 한때~~

     

     

     

     

    밥시키고 깔깔거리는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옆자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할머니..“요렇게 딸만 셋인갑소..우리 딸램도 딸래미만 둘이요이~ 자꾸 더 안논다캐사서
    속 터져버요..하기사 요짐 아들이 무신 소용있남..”


    할아버지의 염장질르기 한판... “아~무신 말이여..그래도 아들은 하나 있어야제~”


    쩝..울 와이프 표정이 좋지 않다. 골고루 있으면 좋기는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어야지. 앞으로는 아들이건 딸이건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지만 아무래도
    나보다 와이프는 마음이 아릴 것인데...

     

     

     


    # 전주비빔밥(디카로 상아가 찍었는데 노출이..)

     

    밥 먹고 다시금 가족투표..빨리 집으로 가자는 슬기와 9시부터 덕진공원에서 한다는
    음악분수를 보고 가자는 자은이의 팽팽한 접전은 아빠와 엄마의 지원으로 자은이의
    승리로 끝나고 우리는 돗자리 꺼내들고 못가에 자리잡고 앉아서 음악에 맞추어 각가지
    색깔의 조명등과 다양하게 뿜는 물줄기를 보다가 10시가 다되어서 출발했다.

     

     

     

     


    # 덕진공원의 음악분수(너무 멋집니다.)

     

     

     

    피곤한지 아이들은 차안에서 곯아 떨어지고.....
    집에 도착하니 11시 40분이다. 일단 차안에 그대로 짐을 두고 모두 몸만 내렸다.
    짐은 내일 정리하기로 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또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
    결국에는 그 늦은 시간에 통닭시켜서 먹고 잠이 들면서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5박6일간의 긴 여름여행은 쫑이 났다.


    ** 뱀다리(蛇足)--- 1) 집에 돌아온 다음날 우리 와이프 빨래한다고 힘들었지요..
                                       무려 세탁기를 4번정도 돌려서 모두 해결했는데 널때가 없어서....


                                 2)여행휴유증으로 15일 하루 쉬고도 토요일 출근한 저는 심각한
                                       업무기피증이 걸려서 혼났음.


                                3)여행경비-(1)여행용으로 일년동안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이 있는데
                                                         일년동안 잔돈 생기면 넣고는 하는데 깨니 150,000원


                                                 (2)아빠보조-300,000원


                                                (3)가계지출-150,000원 =합계 600,000


                              4)내년여름을 위한 동전넣기가 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 그동안 저희 가족 여행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넓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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