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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숭례문 /김대근삼행詩 2008. 2. 15. 23:20
숭례문
숭례문 화재는 만연한 전시행정의 끝
례(예)견된 일들이 마침내 속살 보인 것
문제를
잘 분석해서
교훈으로 삼을 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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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황당하게도 문화재청에서 숭례문 화재현장의 작은 파편들을 포크레인으로
마구잡이로 덤프트럭에 실어 건축물 폐기장으로 가져다 버렸다는 군요.
누군가가 그 기와조각을 줏어다가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는 겁니다. 네티즌들이
항의를 하니 판매자는 가져다 버린것 줏어 파는데 무슨 문제가 되냐며 자꾸 문제를
제기하면 일본으로 팔겠다는 겁니다. 하긴 나라에서 가져다 버린 것을 개인이 다시
주어서 파는 것이니 그 사람에게 잘못이 있다 할 수는 없겠지요.
문화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것보다는 문화재를 단순한 구조물로만 보는 문화재 의식이 문제 일 것입니다.
경치좋은 계곡에는 으례 옛선비들이 바위에 깊이 새긴 이름들을 볼 수 있고 유명한
고찰들의 벽에는 수학여행와 남긴 이름들의 자국들로 원래 바탕이 없어졌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여행가가 배낭여행을 다니다가 어느 시골의 논 가운데 우뚝 세워진 비석이
몇 백년 된 문화재인데도 지방 문화재라는 사실에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여행을 하다보면 수도 없이 만나는 예들 중의 하나 입니다. 그래서 웬만
해서는 지방 문화재로 지정 받기도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좁은 국토에 오래된
역사의 길을 많은 세대가 걷다보니 남긴 흔적이 중첩될 수 밖에 없다는데 있습니다.
두번째 황당함은 일명 대한민국 보수의 대표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형태입니다.
숭례문 사고가 나자 말자 "노무현" 탓에 생긴 일이라고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냈군요.
지금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방자치 단체는
스스로 조례를 만들고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의
1차적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숭례문 사건은 1차적인
책임이 서울시 중구청장에게 있습니다. 2차적 책임은 서울시장, 3차적 책임은 문화재청,
4차적 책임은 대통령, 마지막 책임은 이들을 투표를 통해 통치행위를 위임한 국민에게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민주주의적 원칙에 따른 책임의 연원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광고를 낸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광고를 보고
제일 처음 뇌리를 파고든 느낌은 이 땅에 삼전도의 굴욕을 남긴 몇 백년 전 남한산성
척화파들의 대책없는 어리광 같다는 겁니다.
더 웃기는 것은 그 "노무현"의 책임이라는 것이 고액권 화폐에 민족의 은인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을 넣지 않았다는 겁니다. 웃음만 나옵니다.
애초 숭례문은 출입이 엄정히 차단된 곳이었습니다. 그냥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는게
전부였지요. 이 숭례문을 개방한 것은 2MB(네티즌들이 붙여준 별칭입니다. 이것은
기가바이트 시대에 건설시대의 하드웨어로 무장한 것을 비유한 겁니다. 이메가바이트~)
께서 청계천의 완공에 맞추어 수차례 문화재청에 직접 압력을 넣어 관철 시킨 것입니다.
전시행정의 표본이지요. 이는 문화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는 겁니다.
세번째 황당함은 국보의 변경에 대한 논의입니다. 언론을 통하여 알았지만 2층은 대부분
불에 타고 말았지만 1층은 70~80%가량의 부재들이 그대로 남았더군요. 이것만 보아도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진 건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주요 기둥은 온전히 남아 있어
국보적 가치는 아예 논외로 했어야 하는데 문화재청은 논란의 불씨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네번째 황당함은 한 소방업체가 분무식 소화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분무식 소화기는 물을 안개로 만들어 뿌리는 방식인데 효과가 좋고 문화재 손실을 적게
하며 물의 양을 적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목조 건물이나 문화재에는 이미 적용을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했다고 하는 군요. 40년전에 만든 소방법상 소화기는
1분당 몇 리터를 뿜어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적용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여러가지의
소방법들이 개정을 위해 국회로 갔지만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어서 곧 자동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다섯번째 황당함은 이메가바이트님께서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신 것인데 숭례문 개방을 하여 이번 일의 단초를 제공한 입장에서 심히 뻔뻔한 일입니다.
국민성금이라는 것이 예전에는 관주도로 했지요. 그분의 제안은 역시 개발독재시대의
영광을 아직 버리지 못한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번 숭례문 화재건을 처리해 나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 몇가지를 생각합니다.1)보수과정의 공개
지금처럼 불투명 가림막이 아니라 투명한 아크릴 가림막으로 전면 교체하여 공개할 것.
치부일수록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상처가 야물게 아물어 덧나지 않습니다.
또 보수과정을 공개하여 이를 오히려 관광자원화 해야 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복원이
되며 얼마나 진행이 되며 얼마나 꼼꼼하게 진행이 되는지 공개해야 합니다.
2)재사용이 가능한 부재의 재사용
1층부재는 70~80%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최대한 이를 사용하여 600년의 숨결을 한줌
이라도 더 남겨야 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와조각들은 복원된 숭례문 주변의 인도에 보드블록으로 만들어 깔아
후세 사람들이 교훈으로 삼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숯이 된 작은 부재들은 작게
절단하여 기념품으로 만들어 이를 판매해 복원 공사비에 충당해야 한다.
3)출입의 제한
개방이 좋기는 하지만 문화재의 경우 사람의 발길에 노출이 될 수록 위험이 증가합니다.
개방의 해악을 충분히 알았으므로 복원후 누각으로의 출입은 금지해야 합니다.
4)문화재 화재시 업무 매뉴얼
문화재에 화재등이 발생했을 경우에 이번처럼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꼼꼼히 매뉴얼을
만들고 이에 따른 정기적 훈련을 통해 습관화 해야 합니다. 소방학교에 문화재의 종류별
진화훈련에 대한 모의 구조물을 만들고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그동안 수집한 우표와 공중전화 카드를 정리하다보니 남대문이라는 이름으로 숭례문이
우표에 등장한 것은 제법 되는 군요. 그러나 공중전화 카드에 등장한 것은 많지 않군요.따라서 공중전화 카드에 숭례문(남대문)의 사진이 들어간 것은 흔하게 볼 수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92년도에 발행된 공중전화 카드입니다. 오랫만에 꺼내보니 뒷면이
누렇게 변색의 기미를 보이긴 하는 군요. 사용재(사용한 것) 만을 모으는 제 편향적 수집벽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우표던 공중전화 카드이던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고서야 비로소
생명을 얻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제가 사용제 우표와 전화카드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숭례문(남대문)이 그려진 공중전화 카드는 어떤 사연을 전했을까요?
혹 기약없이 헤어진 친구와 몇 년 몇 월쯤에 숭례문 아래서 만나자는 약속은 아니었을까요.
숭례문의 옛 모습입니다. 다시 보게될 날을 기다립니다.'삼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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