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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두레문학(철야정진) /김대근삼행詩 2008. 1. 14. 12:30
철야정진徹夜精進
두둥두둥 법고소리 새벽공기 다지며
레일 밑 침목처럼 일정하게 죽비를 치고
문풍지도 법열法悅로 부르르 떠는데
학선승學禪僧 채근에도 눈이 뜨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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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서너번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한다. 처처불상處處佛像이라고
이 세상에 부처님 계시지 않는 곳 없는데 사바에 사는 중생이니 그저
형태를 쫓아야 하는 것 같다.
밤새 좌복이라는 방석 위에 반가부좌 하고 있으면 각성覺醒하는 시간 3분에
들끓는 잡념이 27분... 나머지 30분은 수마睡魔에 빠져있다가 입승立僧맡은
사람이 어깨에 내리치는 죽비소리에 화들짝 깨곤 한다.
한시간에 한 번 5분여 동안 선방안을 걷는 행선行禪.
그마저도 나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다. 새벽이 가까워 오면서 자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만 들 뿐~
새벽 예불을 알리는 법고소리가 그리 반가울 수 없다. 따지면 또 하루가 덧없이
자신의 본성을 찾지 못한채 사바로 등을 떠미는 소리임에도 반가운 것이다.
수 많은 선승과 학승의 법문을 많이도 들었건만 내 눈은 왜 이리 감긴 채 도저히
떠지지 않는 것일까?
내 그릇의 옹색함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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