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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봄바람
    작은詩集 2006. 3. 23. 21:59

    봄바람

     

     

               김 대 근

     

     

    두다리 힘주고

    동공, 핏발나게 버텨도

    봄바람

    한줄엔 흔들리고 만다.

     

     

    봄바람

    어지럼증 나게

    나를 흔든다.

     

     

    나는

    흔들리다 흔들리다

    마침내 스르르 꿈이 된다.

     

     

    꿈은

    봄꿈은 깊어져

    마침내 꽃이 된다.

    봄바람에

    아득히 어지러운

    봄꽃이 된다.

     

     

    ***************************************************************

     

    봄은 사람을 나른하게 합니다.

    운전을 할때도 회의를 할때도 나른함은 사정없이 육신을 두들깁니다.

    버텨봅니다.

    죽어라고 버텨 보지만 역시 봄의 나른함에는 당할 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신의 색깔들을 가지고 있지요.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계절들도 나름의 색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봄안에서도 들꽃 한포기도 제 나름의 색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지요.

     

    올해 처음으로 만난 민들레입니다.

    노란색의 꽃들은 봄의 전령사와 같습니다.

    우리들이 일년의 계절중 제일 먼저 오는 계절로 봄을 꼽는 것처럼 봄은

    새로운 생명의 태어남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지요.

     

    그래서 봄의 색은 어쩌면 진달래의 분홍빛 보다는 노란색이 첫걸음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산수유...개나리...민들레...병아리...

    그리고 유치원 가는 아이들의 노란색 유니폼...

     

    봄은 늘 노랑색으로 시작해서 분홍빛으로 물들다가 마침내 빨갛게 익어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오랫만에 기인 출장에서 돌아온 회사..

    점심후 산책을 향유할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입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고 한적한 공장뒷길을 걷다가 보면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애써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조금도 섭섭해 하지 않는 들꽃...

    멀거니 서서는 제대로 볼수 없어서 늘 무릎을 꿇고 눈을 가까히 가져가야

    제대로 아름다운 꽃닢의 무늬가 보이는 작은 꽃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몇백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기대어 피는 이 꽃은 웅~웅~웅~ 흐르는

    전기를 통해 자신만이 생각하는 유토피아의 소식들을 전해듣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뭐....이런 생각도 봄이라서 가능한 것이겠지요.

    아마도 그럴겝니다. 지금은 봄이니까 말입니다.

    마음은 아직 추운 겨울이라서 딱딱히 굳어 있다고 버텨도 봄바람에는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봄의 풍경은 아침과 한낮이 다릅니다.

    아침에 단단하게 여미고 있던 목련꽃 몽우리들이 점심먹고 산책길에 보니

    끄트머리가 마침내 찢어지는 산고와 함께 삐죽히 내어미는 목련꽃이 보이네요.

     

    아마도 내일은 오늘의 풍경과는 또 달라지겠지요.

    장날이 기억 나십니까?

    장판의 한곁에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리던 추억이 없으신가요?

     

    "뻥이요~~~~"

     

    그러면 소리의 가가히 있던 사람들은 두손으로 귀를 막지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하나...둘...셋...이렇게 셈을 하지요.

    그 다음에 들리던 폭팔음......펑!!!!!

     

    펑튀기는 요술상자 같았지요.

    조그만 쌀알이 손톱만해지고 백원짜리 동전만하던 떡국이 손바닥만해지던

    신기한 요술 상자 말입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목련도 그럴테지요.

    엄지 손가락 하나 크기밖에 안되는 저 몽우리에서 목련꽃..하얀 목련꽃들이

    펑~ 퍼엉~ 터져 나와서 손바닥 만해지겠지요.

    그리고 파란 하늘이 심심하지 않도록 하얀 구름인척 하겠지요.

     

    심술굳은 봄바람은 사정없이 불어서 목련을 어지럽히겠지요.

     

    봄에는 목련도 나처럼 어지러움에 멀미를 할지 모르겠습니다.

    봄바람의 멀미를...어쩌면 꽃들도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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