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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피다.
퇘-퇘- 침뱉어 한장 넘길 때마다
으아~ 으아~
까까머리 함성 어깨를 넘던
PLAY BOY, PENTHOUSE
하야리야부대 빠다 냄새 쩔은
낡고 구겨진 칼라잡지들
손톱만큼 가림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지던 裸身別天地
젖도 엉덩이도
코도 머리칼도
눈동자도 다리도
티끌만한 흠도 없어
손대면 탱글한 피부 터져서
淫心이 줄줄 흐를 것 같던
먼데 異國의 여자들.
그녀들을
꼭 빼닮은 장미가 피었다."헤이~ 헤이~"
"기브미 츄잉껌~ 츄잉껌..기브미"“기브미 초코레또…초코레또~”
"뿌리서~ 뿌리서~"
땟국물 절은 외침에
"깟뎀!"이 되돌아 왔다.
짙고 짙은 색깔의 노린내와 함께..
그 짙은 노린내
물씬 풍기는 장미가 피었다.
(2005. 5.20)******************************************************************
내가 좋아 하는 꽃아카시아 - 음메~ 누렁황소 우는 어릴쩍 고향에 아카시아가 많았지..
우리동네에 예배당이 하나 있었어.
언덕위에 조그만 예배당이였지..일요일 10시쯤이면 뗑그랑 뗑그랑
종소리가 들리는 그런 예배당이 있었지.
그 예배당에 장로아저씨가 우리집에서 넷집 건너 적산가옥에서
양봉기구를 파는 양봉원을 하셨지.
가끔씩 벌의 날개..뒷다리...심지어는 통째로 빠져있는 꿀을 한통씩
주시기도 했었지.
지금처럼 아카시아가 잘 피어서 꿀농사가 잘되면 말이야.
그 집앞 지날때마다 채밀기구..꿀벌통..유리병등을 사러 오는 사람들
보면서 늘 그런 생각을 했었지.
우리 동네에서 테레비 제일 먼저 들어온 목수집에 방두칸짜리 별채에
세들어 사는 영순네도 꿀벌을 쳤었지.
아줌마가 춤바람으로 도망을 가면서 넘겨진 빵구난 곗돈에 시달리던
아저씨가 양봉원 장로님따라 교회나가면서 영순이 아버지도 양봉을 했어.
이 즈음에는 나보다 두살이나 어리던 영순이는 동생둘을 돌보느라
학교도 자주 빼먹곤 했지.
아카시아 꽃이 필락 말락하면 영순이 눈은 힘이 없이 사슴처럼 슬픔이
가득한 그런 눈이 되고는 했지.
아카시아는 내 추억창고의 금빛나는 추억의 꽃이기에 좋은 것이야.치자꽃 - 할배제사가 있는 날에는 상에는 못올리지만 엄마가 정성을 들이는 것에
찌짐(부침개)이 있었지.
상에 올리는 것에도 고구마 튀김이 있었지.
밀가루에 치자를 풀어서 노란 밀가루 반죽을 멀겋게 만들고 고구마를
담구었다 솟단지 뚜껑위로 처억~ 얹어면 치지직~ 소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고막을 냄새로 자극을 하고는 했지.
일년에 몇번 있는 날... 치자가 밀가루에 풀리는 이런 날은 멀리 떨어져
살던 친척들도 와서 몇푼의 돈을 주기도 하고 메리야스를 사다가 주기도
해서 늘 머리속에는 1년 열두달 치자가 풀리기를 바라기만 했었지.
치자는 소리만으로도 배가 절로 불러지는 요술같은 것이였어.
그래서 그 치자를 열리게 하는 치자꽃이 좋은지 몰라.찔레꽃 - 나는 어릴적에 너마지기 논을 지켰어.
우리 아버지는 밀가루 공장에 주야 맞교대로 나가셨고 삼십리 먼 산길을
걸어서 나무를 해와야 하는 것은 우리 엄마의 몫이였지.
모를 심을때 쯤인 지금은 밤에는 개구리들 개굴 개굴 울어대는 철이기도 하지.
그때는 물 인심이 흉했어..물에 목숨을 걸던 시절이였지.
서로 정해진 시간에 물을 못되면 별수 없이 모가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 다시
돌아올 차례를 기다릴 수 밖에는 없었지.
학교 파하고 마루에 책가방을 던져두고 논으로 냅다 달려야 했지.
우리 논에 물을 대는데 주인이 없어면 슬쩍 물길을 돌려 놓기도 하는 것이
그때의 인심이라 어쩔 수 없이 둑에 앉아서 물꼬를 지켜야 했어.
물꼬는 우리 일곱식구의 생명을 책임지는 막중하고도 중요한 것이였거던.
5월의 햇살은 한여름 뙤약보다 훨씬 그 강도가 세기도 해서 둑에 앉아 있으면
바람 살랑여 불어서 견딜만 하기도 하지만 정수리에 내려 꽃히는 햇살은
그야말로 흉기가 따로 없어.
우리 논에 찔레꽃이 한 무더기 있었어. 한 성질 하던 우리 엄마도 밀양외가의
생각이 나던지 그 찔레만은 손대지 않으셨지.
그 찔레꽃 무더기가 만드는 손바닥 만한 그늘에 얼굴을 들이 밀고 누우면
찔레꽃 향기에 취해 가끔은 깜빡 잠이 들고는 했지.
그래도 무료하고 배가 슬슬 고파질라 치면 찔레꽃 한웅큼 따다가 한잎씩 물고
씹기도 했었지..
깜빡 잠 들었다 언뜻 눈뜨면 눈앞에 유난히 빛나 보이던 하얀색의 찔레꽃...
그래서 나는 찔레꽃을 좋아 하지..내가 좋아하지 않는 꽃(싫어하는 것은 아닌...)
장미 - 나는 장미를 좋아하지 않아. 사랑의 선물이 어떻고 해서 가끔씩 사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장미에게는 마음이 열리지 않아.
어릴쩍...중학교에 다니면서 서면에서 초읍이라는 동네까지 하야리야 부대담을
타고 걷다가 양공줏집 대문옆 쓰레기통을 뒤지면 포르노 잡지와 책들을 가끔은
구할 수 있었지.
학교에서 한장씩 넘길때마다 왁자한 소리들이 바글바글 끓고는 했지.
칼로 제본부분을 곱게 그어서 한장씩 떼어내면 그나마 하교길의 아이스케키 값은
되기도 했지.
내가 가진 미인의 기준이 내셔날리스트를 자처하는 나 답지 않게도 ....이국의
그녀들에 맞추어여 있음은 아니러니하기는 하지만 이때에 고착이 된 것일거야.
그 보다 더 어린 시절에 구포에는 코쟁이 양키들이 유난히 자주 보이곤 했지.
나중에 다 자라서 김해공군비행장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암튼지간에
양코백이들이 제법 많았어.
우리는 그들이 보이기만 하면 떼로 줄줄 몰려 다니며 "헤이~ 헤이~"....
"기브미 츄잉껌~ 기브미..."..."뿌리서~ 뿌리서~(플리스를 그렇게 발음했던듯)..
하면서 따라 다녔는데 가끔 운좋게 마음좋은 사람을 만나면 영어로 쓰여진 껌이나
초코렛을 얻기도 했어.
한번은 나보고 가까히 오라고 손짓을 해서 최소한 초콜렛이다 하고 쭐레 쭐레
앞에 섰더니 냅다 꿀밤을 주는 것이다. 눈물이 퍼엉 날 만큼 아프게~~
초콜렛 대신에 "깟뎀!" 이라는 고함과 누런내를 섞어서 한바가지 퍼붓는 것이다.
장미에서는 그 미국놈 냄새가 역하게 나서 싫다.하하~ 오늘도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다.
세상이 너무 편해지기만 해서 글이 길면 내용이야 어떻던 대충읽고 만다.
요즈음 사람들이 그렇다..그래서 짧게 쓰려고 하는데도 마음뿐이고 다 쓰고보면 한참을
길어져 있다. 다음엔 짧게 쓰리라...짧게 쓰리라 하면서 말이다...'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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