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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빛 내리는 아산 은행나뭇길
    아산소식 2006. 11. 9. 16:17


    황금빛 내리는 아산 은행나뭇길

     

     

     

    이곳 저곳을 여행하다가 보면 왜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 하는지 실감이 난다.
    산이면 산, 강이면 강, 해안이면 해안등 어느곳 치고 아름답지 않은 곳이 별로 없는데
    그중에서도 계절에 따라 좋은 길들도 있게 마련이다.


    가을에 좋은 길을 들자면 청주의 포플라 길,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 해인사 들어가는
    길, 함양의 오두재를 넘는 길등이 있는데 가을이면 아산에 있는 현충사로 들어가는 길도
    우리나라 멋진 길 열손가락 안에 들만한 길이다.

     

     

     

     

     

    아산 시내에서 곡교천이라는 샛강을 옆으로 끼고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까지

    이어진 이길은 지금 황금빛이 비처럼 내리고 있다.

     

    이즈음의 한달동안 거의 매일을 은행을 줍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비닐 봉지를 들고

    길섶을 뒤적이는데 저녁되면 말끔히 다 줏어가도 다음날 아침이면 또 우수수 떨어져

    은행털이들을 즐겁게 한다.

     

    그래서 차량이 좀 뜸한 때에 이 길을 지날때는 운전이 조심스럽다. 은행줍는 사람들이

    하얀색으로 그어진 차량 통행선까지 불쑥 불쑥 침범하기 때문이다.

     

    은행을 줍는 것도 척보면 초보인지 아닌지 표시가 난다.

    경험자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줍는데 초보자는 목장갑이나 맨손으로 줍는 것이다.

    은행의 과육은 마치 변과 같은 냄새가 지독해서 한번 배이면 적어도 며칠을 간다.

     

     

     

     

    아마 보름 전쯤에 찍은 사진이다. 내가 좋아하는 로모로 찍은 사진인데 그때만 해도

    노란색보다는 푸른색이 더 짙음을 알 수 있다. 필름 카메라의 단점은 이런 것이다.

    필름 1롤이 다 소용되어야 인화가 가능해서 언제나 낡은 추억이 된다.

     

    그래도 좋다. 필름 1롤이 다 소용될 기약없는 시간 동안은 곱게 숨겨둘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때는 몇 개월이 걸릴때도 있는데 인화를 해두고 이게 언제였더라?... 어디였더라? 하며

    추억을 곰삭힐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름카메라의 사진은 시큼한 냄새가 난다.

     

     

     

     

    불과 달포전만 해도 코스모스가 지천이였다. 예전에는 한달,두달,일주일... 이런 말을

    즐겨 사용했는데 요즈음은 달포전, 두어주전등으로 자꾸 두리뭉실한 언어를 사용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일게다. 마흔의 나이도 이제 두어달 남았다.

     

     

     

     

    은행나뭇길은 현충사 주차장에서 끝이 난다. 현충사 주차장은 조경수의 거의 대부분이

    은행나무인지라 지금은 온 천지가 노랗다. 여기서는 하늘도 노란 바탕에 찍힌 점이다.

    물론 사람들도 그렇고 벤치같은 정물들도 그렇다.

     

     

     

    칩엽수보다 활엽수가 많은 공원에서 아이들의 낙엽 장난이 흥겹다.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둘째와 막내는 마치 동급생 친구와 같다. 나처럼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즐거운 자매로 남겨졌으면 좋겠다.

     

    이 행복한 추억이 오랫동안 저 아이들 가슴속에서 숨을 쉬었으면......

     

     

     

     

    나도 오랫만에 포즈를 잡아 본다. 삶에 찌그러진 새까만 얼굴이 노란색에 잠긴다.

    늘어나는 것은 뱃살과 안경도수 뿐이다.

     

     

    보너스: 현충사 은행나뭇길 가는길...

    못그리는 그림실력으로 우물 쭈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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