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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제일의 명찰,두륜산 대흥사여행기 2006. 8. 24. 22:45
해남 제일의 명찰,두륜산 대흥사
우리나라는 명산에는 꼭 이름 크게 알려진 절이 존재한다. 어쩌면 우리의 산천에
가장 어울리는 인공적 구조물이 사찰이 아닐까 생각된다.국토의 최남단인 땅끝마을이 가까이에 있는 명산이 하나 있는데 대둔산(大芚山),
또는 두륜산(頭輪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산이다. 육지에서 남쪽으로 가장 치우친
명산인 두륜산은 여섯 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로 이어져 있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산이라고 할 수 있다.이 산 아래 오래된 고찰이 하나 있는데 이 절도 역시나 산을 닮아서 일까 이름이
두개로 혼용해서 불린다. 지금은 대부분이 대흥사(大興寺)라고 부러지만 한때는
대둔사(大芚寺)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간간히 대둔사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은 공식적인 이름이 대흥사(大興寺)로 통일하여 부르고 있다.
대흥사(大興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다. 불교에서 본사는 일부지역의
절들을 관장하고 관리하는 지방정부와 같은 역활을 하는 곳이다.
두륜산9대둔산)은 난대성 상록 활엽수와 온대성 낙엽 활엽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식물분포학 상 중요한 가치를 지닌 산으로 알려져 있다. 왕벚나무자생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173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또 가을이면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며 정상에 오르면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 그야말로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이러한 명산에 더불어 깊은 계곡은
명승 제9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대흥사로 들어가는 길은 울창한 나무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계곡물을 따라 십리를 가면 피안교를 건너 비로소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여름에는 계곡으로 피서를 오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정작 대흥사 참배나 문화재 관람을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은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마침내 일주문을 마주 대한다. 마음을 정리하고 하나로 만들려고 무진 애를 쓴다.
일주문을 지나자 말자 유명한 대흥사 부도밭을 만났다. 부도밭에는 서산 대사를 비롯하여
대흥사에서 배출된 역대 스님들의 자취가 담긴 부도와 부도비가 가지런하다.
부도는 스님들이 속세의 인연이 다하여 열반에 들게되면 시신을 화장하여 유골의 일부나
또는 사리, 소지품등을 보관하는 일종의 납골묘인 것이다.
불교인에게 세상의 흔적이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나 남은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의미로 와서 닿는 것이다. 굳이 밭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모르겠다.내가 20대때는 참선에 열중한 적이 있다. 주말같은 때에 절을 찾아 밤새 참선에 빠졌다가
(대부분은 번뇌에 빠져 있었다가 맞는 말일것이다..) 새벽에 산보 삼아 부도밭을 찾으면
부도 하나 마다에서 느끼는 무었이 있기도 했다.
깨달음을 심고 키우는 곳..그래서 밭인지도..마침내 열린 문너머로 두륜산 정상이 빤히 보이는 해탈문을 들어서면 넓직한 대흥사
가람이 펼쳐진다. 가람의 돌담으로 나누어진 네 구역이 있다.두륜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금당천을 경계로 하여 북원과 남원으로 나뉘고, 남원의 다시 남쪽으로 서산대사 사당인
표충사 구역과 대광명전 구역이 있다.대흥사 창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만 있을뿐이고 정확하게 창건연도와 창건자를 알수
있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여러가지 설들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통일신라 이전에
창건되어 있었고 도선 국사가 중창했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해탈문을 들어서 천불전앞에 있는 작은 소류지에는 수련이 피었다.
수련은 일반 연꽃처럼 와락히 피지 않고 드문 드문 인색하게 피어난다.
북원과 남원 지역을 나누는 경계가 되는 금당천...
북원의 대표적 건물은 대웅보전..남원의 대표적인 건물은 천불전이다.
대웅보전..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보전은 사실 불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각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전각인 탓이다.
비로자나불을 모신 비로전을 제일로 치는 사찰도 있으나 다만 진리의 상징일뿐으로
역시 불교의 교조인 석가모니를 신앙함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물 제 320호로 지정되어 있는 응진전 앞 3층 석탑이다.
수수한 모습에서 오히려 매력을 느끼게 하는 탑이다.
특이하게 팔각의 전각에 보관된 동종...
종은 불교의식에서 목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법구의 하나다.
북원지역의 대표적 전각인 천불전...역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천불전 옆으로 두륜산의 정상이 보인다. 중첩되는 기와지붕들과 두륜산의 모습이
편안한 조화를 이룬다.
표충사 지역과 북원의 경계에 세워진 탑 하나..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듯 하다. 그 앞으로 줄이 쳐져있어서 멀리서 볼수밖에 없었다.
자귀꽃이 흐드러진 밑으로 탑이 보여주는 경치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낸다.
대흥사에는 서산대사를 기리기 위한 표충사(表忠祠)라는 사당이 세워졌는데 사실 사당은
지극히 유교적인 산물이다. 사실 임진왜란때 각지에서 많은 승려와 천민,종들이 의병으로
활약을 많이 했는데 이는 전쟁의 공을 세웠을 경우 면천(당시에는 승려도 천민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즉 천민을 면하게 해줄것이라는 선조의 약속때문이기도 했다.
초기에는 의병의 활동이 없다가 중반기 이후에 의병이 많이 활약하게 된것도 벼랑에 몰린
조정에서 면천이라는 것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조정에서는 약속을 저버렸고 종,천민들은 전쟁전과
신분의 변화는 없었다. 거국적으로 나서서 억불숭유를 포기해주리라 기대했던 승려들도
전쟁후에 더욱 심해진 억불숭유에 희생되었던 것이다.
승려에게 유교적 산물인 표충사(表忠祠)라는 유교적 선물을 내린 것은 결국 약속파기의
의사표현이였던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에서 알짜배기는 빼버리고 껍데기만으로 포장되어 조선을 나락의 길로
이끈 유학자들의 이중성이 돋보인다. 누군가가 "공자를 죽여야 산다"라는 책 제목처럼
공자가 우리 민족의 정신에 끼친 해악은 참으로 크기만 하다.이 절을 만들고 이룬 선사들의 영정을 모신 전각인 조사전이다.
터가 좋은 탓인가? 서산대사의 기라성같은 제자들은 대흥사를 중심으로 선맥을 펴나가
우리나라 불교의 중요한 진원중의 한곳이 되었다.그 가운데서도 풍담 의심 스님으로부터 초의 의순 스님에 이르는 13대 종사와 만화 스님
으로부터 범해 각안 스님에 이르는 13대강사를 배출하는 등 한국불교의 인재 풀 역활을
감당한 사찰이라 해도 되겠다.
대흥사에는 문화재가 참으로 많다. 지정문화재만 꼽아보더라도 보물 제48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보물 제88호 탑산사 동종, 보물 제301호 북미륵암 삼층석탑, 보물 제320호
응진전 앞 삼층석탑, 보물 제1347호인 서산대사 부도, 보물 제1357호인 서산대사 유물,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48호 천불전,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52호 천불상, 전라남도유형
문화재 제93호 용화당,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94호 대광명전,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179호
관음보살도, 전라남도문화재자료 제245호 북미륵암 동삼층석탑등이 있다.탑이라는 것이 별것이던가?
탑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대흥사에서 만난 쓰레기 소각장의 모습도 탑의 모습으로 서있다.
역시나 탑의 용도에 맞게 이 탑은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땅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 피는 꽃이던 창호지의 떨림을 먹고 연명하는 꽃이던
꽃이란 사람의 마음을 기름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능소화는 바람소리를 듣고 꽃빛의 윤기를 더하고 문살의 꽃은 세월에 낡아 간다.
내일 새벽에도 능소화와 문살의 꽃은 스님의 도량석 목탁소리에 잠을 깰것이다.
그리곤 서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담아간 어제의 나그네에 대하여...
어떤 이가 길을 걷는다.
사마귀 한마리가 나비를 잡았다. 나비가 불쌍해 보였던 그는 사마귀를 쫓고 나비를 구했다.
먹이를 놓친 사마귀는 영양을 섭취하지 못해서 뱃속의 알을 간직한 채 죽었다.
그는 자비를 베푼 것인가?
한쪽에는 자비가 되었지만 또 다른 한쪽에는 악행을 저지런 셈이 되었다.
삶과 죽음...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해탈문과 일주문 사이에 작은 소류지가 있었다. 꼬물거리는 올챙이들이 많다.
개구리를 좋아하는 탓에 올챙이도 또한 좋아한다.
잠자리의 애벌레가 올챙이 한마리를 잡아먹고 있다. 바로 그 옆에서 세상 모르는 올챙이가
헤엄을 치며 놀고 있다.
자연에서 특별히 나쁘고 특별히 좋은 것은 없다. 그냥 생존할 뿐이다.
연꽃...
진흙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
연꽃을 피워 낸다는 것은 쉬운듯 어려운듯....오늘도 여전히 마음만 산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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