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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티9님의 카메라 메이커 별로 사람과 비교비유를 읽다 보니 갑자기
나의 카메라 섭렵시절이 생각이 나는 군요...
대부분 내손을 거쳐간 카메라는 버린게 아니라 책장속에 서랍속에 그렇게
버려져 있었는데 집사람이 그래도 장식장 하나를 마련해 주어서 지금은
우리집 개구리들과 마주보는 자리에서 잘 쉬고 있는 중입니다.다시 곱씹어면서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야시카 -
동네 뒷산에 산다는 전설의 중년.
죽었다는 소문도 있다.
한때 꽤 잘나갔음. -서티9님의 글중에서-
이 친구가 저에게 온 것은 10년쯤 되었을 것이다. 포항에 살때인데 동료가
이사를 한다고 도와주러 갔다가 쓰레기통에 쳐 박힐뻔 한 놈을 데리고
왔다.
필림 딱 한통을 시험삼아 사용했는데 보관상태가 부실했던지 상태가 안좋아
지금은 외양만 가끔 보아주고는 한다.
올림푸스 -
옆동네 살다가 최근 이사와서 재력을 뽐내는 아저씨
터프하게 생겼다. 비도 우산없이 그냥 맞고 다닌다. -서티9님의 글중에서-
올림푸스는 2가지나 있다.
하나는 완전한 수동이고 하나는 완전한 자동이다.
그중에서도 하프카메라라고 불리는 버젼은 내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
제법 인기가 있었었다.
필림 한통을 넣으면 절반씩 찍혀서 필름을 배로 쓸수가 있었다.
이 하프카메라는 우리 와이프가 시집올 때 가져 온 것이니 역사가 오래다.
완전 자동인 이놈은 디카가 처음 나올때 쯤에 구입한 녀석인데 심플해서
내가 출장갈때는 늘 동행이 되고는 했었다.
카시오 -
동네 여고생
그럭저럭 공부도 하고 놀기도 좀 논다.
평범하다. -서티9님의 글중에서-카시오....
카메라로서의 카시오라는 명칭은 나하고는 밀접하다.
카시오는 디지탈 카메라를 처음 접하게 해주었었다. 제일 처음에 나는
카시오의 QV-10A 라는 35만화소의 디카를 가지고 놀았다.
그 다음에는 얇은 익슬림이 내게로 왔다. 한동안 이놈과 즐거운 동거를 했는데
아무래도 화소수에서 한계가 있었다.
마침 와이프도 디카가 필요하다는 말에 얼른 주어버리고 새것으로 구입을 했다.
신사는 새것을 좋아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새롭게 구입한 디카가 지금 인터넷에 올리는 사진의 대부분을 생산한다.
카시오 QV-51R이 그 놈이다.
늘 내 옆에서 떠나지 못하게 잡고 있는 그런 녀석이다.
코닥 -
마을 이장 할아버지
시야도 넓고 아는것도 많다.
부업으로 그림도 그린다. -서티9님의 글중에서-이 놈은 참 오래된 놈이다.
아마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도망와서 살면서 주말이면 황학동 시장에
나가 놀고는 했는데 해질녘에 엿장수 할아버지의 리어카에 실려온 놈이였다.
주머니에 들은 몇 푼안되는 돈 털어드리고 구입했던 녀석이다.
인천의 자유공원...양평의 호숫가에서 내 젊은 시절을 무던히 기록해온 놈이다.
지금은 세월의 탓으로 필림 넣는 뚜껑의 돌기가 마모되어 은퇴를 시킨 녀석이다.
캐논 -
마을 유지
땅도 많고 돈도 많다. 장사를 하시는데 머리는 좋아 보인다.
스포츠나 여행을 무지 좋아한다.
말도 빠르게 한다. -서티9님의 글중에서-이 놈도 역시나 20대의 초후반에 내 어깨에 걸매어져 주유천하를 한 놈이다.
내가 20대 후반이면 24~5년전 쯤인데 저 카메라를 메고 해변이나 구포둑을 다니면
눈짓을 주는 아가씨들이 참 많았었다.
1979년 동해 망상해수욕장...
회사에서 단체로 몰려간 그 바닷가에서 나는 저 놈을 메고 가서 제법 인기가 있었다.
정말 요샛말로 듀겨주게생긴 아가씨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그 쪽도 회사에서 왔는데 여자들만 있었던 회사였는지 관계자가 얼마나 엄중히 감시를
하는지 자겁해볼 엄두가 나지도 않았다.
동료들을 하나씩 찍어주고 있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다가와서 찍어 달라고 했다.
나는 새 필림을 끼우고 찍어주었다. 예쁜 글씨로 또박 또박 쓰여진 주소 메모지를
전해 받고 얼마나 떨었는지 모르겠다.
제길~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필림을 새로 장전하고 완전히 돌리지도 않고 찍었나 보다.
그 여지만 안 나온 거다.
가끔 인연은 이렇게 서로를 비껴갈때도 있다.
니콘 -
동네 입구 해병전우회 회장님
진짜 터프가이. 머리로 못도 박는다.
예전에 CIA나 FBI같은 기관하고도 자주 일했다고 한다.
공무원하고 친하다. -서티9님의 글중에서-나의 분신이다.
내가 가진 또는 여태껏 가졌었던 수 많은 카메라들 중에서 제일 애지중지 하는 녀석이다.
모든 사진같은 사진은 이놈으로 찍는다.
접사도 망원도...
니콘 FM-2...
내 분신의 이름이다. 이 녀석이 전해주는 메세지가 잘못된 적이 없었다.
그 만큼 나에게는 궁합이 딱 맞은 그런 카메라인 셈이다.
리코플렉스-
서티9님의 글중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메이커다.
아직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눈깔이 두개인 카메라다.
필림도 6X6을 사용하니 제법 큼직하다. 두손으로 감싸쥐고 배꼽에 뒤를 댄 다음
위의 뚜껑을 열고 간유리를 통해서 보아야 찍힐 피사체가 보인다.
가끔씩 사용한다. 지방에서는 현상하기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6X6 필름을 구하려고 해도
서울에서 공수를 해야한다. 아! 지방에 사는 설움이란~~
로모-
서티9님의 글중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메이커다.
요즈음 내 주머니의 푼돈 씨를 말리는 녀석이다.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로모를 가진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camera가 아닌 Lomo고 photography가 아닌 Lomography이다라고~
반디불 역시 photographer가 아닌 Lomographer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그만큼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말이 아닐까?
삼성 -
예전에 동네 살다가 이사 갔었으나 다시 돌아옴.
당시에 롤라이형을 데리고 살다가 돈 못벌어 온다고 내쳤다고 함.
사실 동네에서 좋은 소리는 못듣고있음.
펜탁스 양의 대부, 케녹스의 친부.
동네에서 소니양과 싸우고 옆동네에서 소니양과 모텔에서 나오는거 목격됨.
인간관계 복잡함.-서티9님의 글중에서-내셔널리스트를 자부하는 반디불이도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는 메이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디지맥스 200만화소를 샀다가 몇번 써보지도 않고 현역에서
은퇴시켜 버렸다. 사진도 일부러 안찍어 올린다.
엄청난 사이즈에 무게에 게다가 하마처럼 잡아먹는 밧데리....
카메라 기능보다는 오히려 호신무기로 더 어울리는....
요즈음은 모르겠으나 한번 실망한 삼성은 돌아보기도 싫다.'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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