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이소 들렀다가 NF닙 만년필을 구매하였습니다. 두자루 세트가 1,000원이니 한 자루에 500원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그 동안 다이소 만년필 몇 종류가 F닙이었는데 다소 굵은 느낌이라 불만이었는데 NF닙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를 해왔습니다.
그동안 두 번의 개조에서는 ‘마카카우바’라는 나무를 사용했는데, 이 나무의 목질이 여간 단단한 것이 아니라서 손으로 깎는 것이 거의 수행에 가까워 고생했고 완성 후에는 나무의 무늬가 심심하여 우든펜으로서의 만족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산벚나무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가로수로서의 벚나무는 개량벚나무이고 구불구불 자라 목재로서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러나 산벚나무는 제법 곧게자라고 굵기도 해서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습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판의 60~70% 정도가 산벚나무로 만들어져 예부터 목재로서의 가치를 높이 쳐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꽃을 관상하는 용도에 맞추어져 개량벚나무를 위주로 심어 산벚나무는 자연상태가 아니면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취미로 판각을 하는데 산벚나무 구하기가 쉽지 않아 주로 박달나무를 사용합니다. 벼룩시장이나 목재상에 산벚나무가 올라오면 구해놓고 보는데 요즈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박달나무는 도마용으로 수입이 많이 되는 편이라 판각용으로 사용하고 벚나무는 우든 카빙으로 식기류등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합니다. 판각용으로 사용가능한 산벚나무 판재를 만나면 아주 귀한 보물을 만난 것 같습니다.
마침 커피스푼을 깎으려던 나무가 있길래 잘라서 펜블랭크로 만들고 다이소 만년필 배럴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것이 일본의 만년필 메이커인 완차(Wancher)에서 커스텀으로 출시한 우든 만년필중 트위스트 만년필입니다. 사진을 폰에 저장해두고 가끔 꺼내보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했었는데, 두 번인가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그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방법으로 깎아 보았습니다.
손으로 깎아 만드는 탓에 100% 동심원이 아니지만 그럭저럭 트위스트는 구현된 것 같습니다. 첫 작품인데 생각했던 완성도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이런 저런 보완해야할 작업이 생기고 했으니 다이소제가 아닌 제대로 된 우든 만년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시험을 해보기는 가성비의 다이소 만년필이 최고인 듯합니다. 그나마 이번 개조는 ‘마카카우바’보다 조금 무른 산벚나무여서 칼질은 수월했지만 트위스트 부분에 공력이 훨씬 더 들어갔습니다. 마감은 올리브 오일로 했습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만들어 내는 무늬가 만족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