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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온돌방(세문안;歲問安)/김대근삼행詩 2013. 1. 6. 23:00
온돌방(세문안:歲問安)
온 누리 덮은 서설瑞雪 청솔이 이고 지고
돌미륵 뒤에 서서 그림되는 아침에
방구리 가득히 담아 쟁여보는 바램
온갖 풍상風霜 부침한 용띠해 보내고
돌아온 癸巳年 검은 뱀 길을 여네
방울땀 넘치는 한 해, 세상에 넘치기를...
**방구리: 물 긷는 질그릇, 동이보다 적음
--------------------- 메모 ----------------------
올 겨울은 여느해와는 달리 눈이 참 자주온다. 그 원인이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최전선인 셈이다. 낭만의 대명사인 설경도 너무 잦으니 무감해지고, 무감이 깊어져서 짜증으로 변했다. 30초가 아쉬운 출근시간에 차에 수북하게 내린 눈을 치우느라 아침마다 뽕을 빼고 만다. 이쯤되고 보니 출근시간에 늘 쫓겨사는 월급쟁이에게는 사치를 넘어 재난에 가깝다.
지난 해는 다사다난 했다. 12월에 있었던 대선은 최고로 극적이었다. 계층간, 세대간, 진보와 보수간 갈등을 표출하였다. 사회의 갈등봉합 책임이 있는 지식인들이 솔선수범해서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제 새해를 맞이했다. 갈등을 봉합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지식인들의 대오각성을 기대한다.
그래도 눈이 풍성하게 내린 새해 아침으로 마음은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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