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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실상사 /김대근작은詩集 2010. 2. 25. 23:14
실상사
김 대 근
여기 저기 발에 채이는
아무렇게나 제멋대로 뒹구는 작은 돌
그런 작은 돌에서도
지리산의 전음(傳音)을 들었네
천년 세월을
승천하지 못한 그대로
보광전 댓돌에
하늘을 받친 석탑에
세월을 밝히는 석등에
연못에 비치는 나무에
늘러 붙은 돌이끼들이 깨친
세월의 득음(得音)을
실상사에서 들었네
지리산을 무겁게 등에 지고 섰는
돌장승이 전해준
가을의 소식 한 자락을
서러운 세월의 돌담에 떨어지는
따가운 햇살에 전해들었네
다만
코스모스 몇 송이 뜨락을 지키는
약사전의 약사여래불
그 미소가 전해주는
뜻 하나를 끝내 알지 못했네
<한국불교문학 제22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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