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메세지詩- 눈온아침/ 김대근
    메세지詩 2010. 1. 14. 22:45

     

     

     

    ------------------ 詩作메모 ---------------------------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창문을 열고 노면상태를 확인하는 일이다. 직업이 운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그만큼 눈길운전이 힘든 탓이다. 어제 저녁에도 퇴근을 하는데 얼추 눈이 녹아 말끔해진 아스팔트임에도 낮에 햇살이 녹여 놓았던 눈이 해가 지면서 살짝 얼어 있는 것을 모르고 마구 달리다 가로수와 충돌한 화물차와 넋 잃고 멀거니 서있는 기사를 보고 왔다.

     

    눈이 내린 아침에는 길지 않은 출근길임에도 평균 서너 건의 사고를 목격한다. 요즘처럼 매일 밤 내리는 도둑눈 때문에 아침 출근길에 진이 빠지고 만다. 어릴 적 눈이 귀한 곳에 살다 보니 눈이란 게 여간 낭만스러운 것이 아니었는데 삶의 여로가 건조하기 짝이 없는 탓에 가슴도 제법 팍팍해져 버린 것 같다.

     

    눈이 오면 몇 배나 걸리는 출근길이다 보니 일찍 나서야 한다. 5층짜리 아파트의 몇 안 되는 가구여서 일까? 아직 아무도 하루를 열지 않고 있다. 현관문을 열자 대지도 이부자리를 걷지 못했다. 그 위에 발자국 두 줄이 나란히 자국을 남기고 있다. 신 새벽에 이 길을 걸어간 모양이다. 발자국의 절반쯤이 눈으로 채워졌다. 세상엔 참 부지런한 사람도 많지.

     

    나도 앞 자국을 따라 보폭을 맞추며 하루를 연다. 코끝을 얼리는 차가운 바람 같은 세상일이 막 여명을 밝히고 있다.

     

     

    '메세지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세지詩- 봄산 /김대근  (0) 2010.04.24
    메세지詩- 쉰셋 / 김대근  (0) 2010.01.15
    메세지 詩- 눈 / 김대근  (0) 2009.12.21
    메세지詩- 서리꽃 / 김대근  (0) 2009.12.15
    메세지 詩- 겨울비 / 김대근  (0) 2009.12.0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