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배운 여자
    아리까리 현대어 2008. 7. 9. 14:03

    배운 여자


    인터넷의 영토안에서 요즈음 유행하는 말중의 하나가 "배운여자"라는 말이다. 이는 고학력의 여성을 가르키는 말이 아니고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나누고 실천하며 참여하는 20~30대 여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원래 이 말은 '소울드레스'라는 인터넷 패션 관련 카페에서 나온 말이었다. 주로 20대 여성이 주류를 이루는 이 카페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회원들을 위해 공개한 사람을 가르키는 말이었다. 가령 인터넷 글에 댓글을 칼라로 다는 법에 대한 소스나 방법을 공개하고 글의 끝에 "나 좀 배운여자 같다고 해주세요^^ " 같은 글을 덧붙이는 것이다.

     

     


    이들의 인터넷 공간에서 오프라인 공간으로 모습을 보인 계기는 광우병 소고기 재협상을 위한 촛불집회에  '소울드레서' 회원들이 "너…배운 여자인가!"라는 깃발을 들고 참여하면서다. 또 이들은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광고를 내기도 했고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 낸 기업에 항의 전화를 건 것도 그녀들, "배운여자"들 이다. 코엑스에서 민주주의가 멈추었다며 마네킹 놀이 플래시몹을 벌여 화제를 모은 것도 배운여자들의 공익적 활동이었다.

     

     


    여성에게 '운전을 하시나요?'하고 질문을 하면 '예'와 '면허증은 있어요.'라는 대답처럼 고학력의 많은 여성들이 배운 지식을 장롱속에 봉인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배운여자" 신드롬은 인구의 절반이 사회에 에너지를 보태는 계기가 될것으로 생각한다. 배운여자들의 갑작스런 등장은 촛불의 시위에 빨갱이, 좌파세력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출발한 정부와 조중동과 같은 수구꼴통(보수와는 엄연히 구분해야 하는~~)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사실 이번 소고기 촛불은 여중생,여고생, 주부등과 같이 전통적 가부장적 의식이 탈색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선도했다.


    조중동에 대한 광고주 압박운동 역시 "배운여자"들이 선도하였는데 우리 사회에서 과거에 벌려온 수많은 소비자 운동도 가장 강력한 소비층인 여성들이었다. 물건값에 대한 권리의 주장이나 불매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 그들의 중심축이라 자부했던 조중동은 그야말로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지식을 봉인하면 더 이상 지식이 아니다. 더 이상은 학벌로 통하는 사회가 아닌 것이다. 나누고 실천하고 실현해 나가는 용기가 중요한 것이다. 늘 배워가는 자세를 가진 오늘날의 "배운여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남자들은 긴장해야 할 것이다. "배운남자"로써 거듭나지 못할 때  우리는 그녀들로부터 거세되어 내동댕이 쳐 질것이다.


     

    '아리까리 현대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新노동계층 ‘프리커족’  (0) 2008.11.10
    정자복권 Sperm Lottery  (0) 2008.08.07
    LA갈비  (0) 2008.07.07
    팜므파탈 femme fatale  (0) 2008.06.24
    리히터규모, 지진의 척도  (0) 2008.05.1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