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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비발디(봄 小景) /김대근삼행詩 2008. 4. 7. 20:46
봄 小景
비의 재촉에 선잠 깬 진달래
발그레 물든 뺨 외면하는 봄바람
디밀어 꽃 술 열어도 산수유만 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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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4월 7일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청통휴게소
새벽에도 잠깐 봄 비가 내리더니 청통휴게소에 도착한 오전 11시에도 꽃잎에 또르르
빗방울이 몇 알 열려있습니다. 봄비가 내리면서 나무들의 푸른 잎들이 앞 다투어 문을
여는 소리들로 화단의 여기저기가 시끌합니다.
300원 짜리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오늘의 삼행시제를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목적지인 포항으로 떠났습니다. 구린 폰카로 잡은 진달래의 모습도 공중으로
뛰어 놓습니다. 다음 휴게소 어디선가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면 만날 모습입니다.
포항에서 업무 마치고 종합문예지에서 "문학관순례"에 대한 글을 청탁받았는데 숙제를
해결하려고 경주 불국사 입구에 있는 박목월,김동리 문학관에 들렀습니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꽃몸살을 앓는 중이더군요. 감포에서 토함산을 넘는 길에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들이 색깔을 다툽니다.
문학관에는 입구에 목련이 유난히 많아서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내린 비로 떨어진 꽃닢들에
사람들의 선명한 발자국이 찍혔습니다. 불국사 주차장 위 공원에는 벚꽃들이 하얀색으로
하늘을 모두 가리워 오늘은 나무에 매달린 구름만 가득합니다.
이제 돌아가는 길, 상주-청원고속도로의 속리산 휴게소입니다.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해진 눈에 아직 벚꽃들의 잔영이 춤을 추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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