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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수경, 그녀에게 박수를~
    이런저런 이야기 2008. 2. 22. 09:26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안 컴퓨터 한대를 두고 가족간에 다툼이 심했다. 누군가가 약속시간보다

    1분이라도 더 하게 되면 그 시간 챙겨야 한다며 궁둥이를 뭉개고 있으면 다음에

    이어 받을 사람은 짜증내기도 했다.

     

    큰 아이가 대학을 가게되면서 노트북을 사주면서 조금 나아졌고 급기야 안방에

    다시 컴퓨터를 하나 넣고서야 가족간에 작은 다툼은 종식되었다.

     

    그래도 아직 진정한 평화의 시대가 찾아 온 것은 아니다. 안방을 정리한다며

    TV 1대를 버리고 거실에 있는 1대에 의존을 하자니 이번에는 채널의 소유를

    두고 분쟁이 수시로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다큐와 뉴스, 아내는 주부열창같은 주부대상 프로, 아이들은 무한도전,

    1박2일같은 오락프로……

     

    '이산', '세종대왕' 같은 역사드라마를 알뜰히 보다가 자꾸 역사가 재미위주로

    왜곡되는 것 같아서 포기하고 '뉴-하트'만 열심히 챙겨보니 아이들이 한마디씩

    거드는 말이 여성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한다나 뭐라나……

     

    각설하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에 비해 일찍 방송되는 '인간극장'은 대부분 알뜰히

    챙겨보는데 프리렌스로 방송일을 하고 있는 '허수경'에 대한 이야기가 요즈음

    방영되고 있다.

     

    그녀를 잣대로 굳이 구분하자면 비혼모(非婚母)에 해당한다. 혼인을 하지 않고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싱글맘'이라는 단어를 통하여 미혼모와

    비혼모, 이혼모를 통털어 지칭하지만 한가지의 사물에도 수많은 지칭어를

    만들어 내고야 마는 우리 언어의 특성이 그녀에게는 비혼모(非婚母)를 붙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의사로서는… 싱글맘으로 살기엔 너무 힘들것 같아"

    이말은 뉴-하트에서 불륜으로 아이를 가진 마취과 여의사가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며 애인에게 하는 말이다. 정말 그렇다. 싱글맘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환경을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일 것이다. 경제적이나 의료체계의

    문제도 문제이겠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날이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정자기증을 받아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 힘들고 고단한

    '싱글맘'의 가시밭길을 자청해서 걷기 시작한 것이다. 포털사이트들의 게시판에

    개설된 '허수경'의 '인간극장'에 대한 게시물에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찬성과

    반대의 극명한 입장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버지의 부재'가 아이에게 미칠

    장래에 대한 문제점들을 들고 있다. 물론 아이는 부모가 같이 양육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가 아이에게 주게 될 반작용도 있겠지만 아버지 없이도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수 많은 어머니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도 그러고 싶어… 결혼은 싫은데 아이는 갖고 싶어"

    페미니스트적 경향을 보이는 큰 아이가 말했다.

    "그래도 아이가 자라서 아버지가 없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문제도 고려해야…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난 경우완 다르지. 그 경우에는 아버지가 남긴

    사진이나 이야기라도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없다거나 누군지 모른다거나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봐"

    유아심리학을 전공하겠다는 고3 둘째의 반론이다.

     

    나는 '허수경',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러가지 오명의 덤태기를

    각오하고 방송에 자신을 드러낸 것은 무척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녀는 이 방송을 통해 7:3으로 우위를 점한 전통적 보수의 심장에 비수를

    날린 셈이다.

    "그래… 나는 싱글맘이야! 어쩔건데? 니들이 보태준거 있어?"

    그녀는 아마도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을 안했으나 분명 아이를 출산했으니 그녀에 대한 호칭을 '아줌마'로

    불러야 할지 어쩔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강하고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역시 '아줌마'의 칭호가 최고다.

     

    "허수경 아줌마! 용기내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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