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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길을 걷다가 /김대근디카詩 2008. 1. 26. 21:07
길을 걷다가 /김대근
길을 걷는다
누구나 거부할 수 없는 앞길
숙명처럼 그저 걷는다
할아버지가 등을 내준 그 길을
이제는 아버지가 등을 내민다
뒤 돌아보니 어느새 내 아이도
내가 남긴 자국을 디디며 걷는다
아이야 오지 말아라, 오지 말아라
솥뚜껑 위에 오지게 지져지던
화전처럼 속 울음이 뜨겁다
저만치 누군가 길을 걸어온다
걸어온 그 길의 끝을 물어보지만
묵묵히 스쳐간다
아마 그도 등 뒤에 정신을 팔고 있을 것이다
뒤꿈치에 힘을 주어본다
늪에 빠진 듯 직진의 가속도가 붙는다
용을 써보지만 둘러보면 그 순간
나는 또 이만치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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