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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색 바다.
하늘은 항상 하늘색
바다는 늘 그대로 바다색일출과 일몰도
어제와 다름없는 색봄볕
잠깐의 오수는 무지개
그것도 쌍무지개...봄꿈은 개꿈
퇴악~ 침 뱉고
언뜻 고개드니
아아~
봄 바다는 노랑색
아주 아주 농한 노랑색바람불면
노랑색 파도가 일렁인다.***********************************************************
2005년 4월 20일
오전 11시 울산에서 포항으로 가는 길에 경주가 있다.
유난스레 이 경주에 마음 한자락이 늘 걸려있는 것은 아마도 전생에
분황사 뒤뜰에 놓아 먹이던 황구였을지도 모를 일이다.경주에 오면 늘 마음이 편안하다.
아주 낡은 추억의 4분의 1쪽을 찾아 내었을때 처럼 말이다....
낡은 추억이란 전부를 찾아내었을때 보다 쬐금의 추억의 꼬투리를 잡고
실패에 명주실을 감듯 살살 감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마음이 편해진다.보문단지로 가고 시내로 가고 포항으로도 가는 교차로에서
빨간불이 발목을 잡았다.
조금은 더디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내 마음속에는 빨간불이
늘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놈이 제 구실을 해주기를 늘 갈망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첫시집 제목을 "내 마음의 빨간불"로 정했기도 했었다.다소 실없는 단상에 잠겼다가 얼핏보니 분황사라는 고동색 간판이
갑자기 가슴을 마구 후비고 들어온다.유턴과 좌..우회전의 복잡한 과정을 달게 거쳐서 분황사에 도착을 했다.
눈꺼풀이 무겁다.
어제 지인들과의 울산에서 술자리가 적잖이 길었는가 보다.
분황사 주차장에 무작정 주차를 하고 의자를 뒤로 넘기고 안마기의
전원을 켜고 드르르~~ 편안한 진동을 느끼며 오수에 빠져든다.무언가 몇가지의 꿈을 꾸었는가 보다.
기억이 도저히 나지는 않지만 머리가 무지근 한것이 그런것 같다.
봄 꿈은 개꿈이다.
나아참~ 이 나이에 왠 개꿈이람...
퉤악~~~ 창문을 내리고 입안에 고인 침을 뱉는다.아~ 아!!
바다다! 분명히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코발트빛의 바다가 아닌 그야말로 짙은 노랑..농익은 노랑색의
바다가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그 속에 두개의 섬 독도처럼 당간지주가 지키고 있다.
조금전에 뱉은 침이 채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아~아~ 신음이다.2005년 4월 20일...
이날 분황사 앞뜰에는 유채밭이 만든 노랑색 바다가 늠실거렸다.'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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