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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식 비빔밥 VS 전주식 비빔밥
    여행기 2006. 6. 20. 18:14


    진주식 비빔밥 VS 전주식 비빔밥

     


    비빔밥은 어쩌면 우리 민족의 서민들의 슬픔이 배여있는 음식인지도 모릅니다.
    입안에 뱅글 뱅글도는 보리밥의 깔깔함을 다소 감출수도 있고 밥의 양을 각종

    꾸미거리들..고기구경은 하기도 힘든 서민들의 주 꾸미거리인 채소나 산나물

    또는 들나물로 늘릴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것저것 넣어서 버무리므로 각종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할수도 있습니다.
    적은 밥으로도 큰 사발에 가득 채우는 양으로 만들수 있는 비빔밥이야 말로
    못먹고 못살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소산이 아닐런지요.


    나는 그 동안 비빔밥하면 전주비빔밥만 있는 줄을 알았습니다.
    사실 비빔밥이야 무슨식이 필요없지요. 제사를 지내고서도 제삿밥에다가
    나물 몇가지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만 넣어서 버무리면 비빔밥이 되었지요.
    그래도 바깥으로 나가서 거리를 걷거나 유명한 관광지거나 식당간판들에는
    비빔밥의 수식어에는 전주비빔밥이였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진주식 (晉州式) 비빔밥

     


    출장길에서 같이 동행한분의 제안으로 진주식비빔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晉州式비빔밥...


    참으로 생소한 용어이면서도 뜻밖의 낱말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의 서진주IC에서 내려서 몇개의 로터리를 지나면
    진주MBC가 나오는데 바로 앞에 중앙시장이 있습니다.

     

     

    이 중앙시장을 따라 한참을 걸어내려가면 아주 오래된 건물의 천황식당이 있는데
    이집은 외양도 참 오래되어서 칼라를 가장한 흑백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부도

    참으로 흑백스러워 보이는 집입니다.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있는 나무탁자는 보이지 않는 과거라는 것이
    반드시 존재함을 알려주고 있군요.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구형전화기...
    어릴쩍에 우리 동네에서 목수집에 단 한대있던 참으로 신기한 물건...
    그 추억속의 구식 전화기는 시간이 멈춘듯한 이곳에서는 아직 현역입니다.

     

     

    드디어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비빔밥과 소고기국물..그리고 몇가지 반찬이 전부인 간단한 메뉴이기는 하지만
    보기에도 먹음직 스러워보이는 군요.
    깔끔한 느낌보다는 역시나 수수함을 느끼게 하는 메뉴의 구성이라고 할까요.

     

     

     

    요모조모 특색을 찾아보니 바로 육회이군요.
    다른 비빔밥에서 볼수 없는 특색으로 바로 고명처럼 얹어준 소고기 육회입니다.
    빨간 살색이 싱싱해보이는 소고기육회와 몇가지 나물류 그리고 고추장이 전부입니다.

     

     

    쓱쓱 버무려야 비빔밥의 본 모양이 나타납니다.

    잘게 쓴 야채로 인해서 비빔밥 다워지는 색깔이 나타나는 군요.

     

     

    소고기 국물에 소 내장의 일부를 넣고 끓여서 감칠 맛나는 맛을 내주는 국물입니다.
    맵싸한 비빔밥이 입속을 달구고 목으로 넘어가고 난 다음에 이 따뜻한 국물이
    속을 행구듯이 넘어가면서 전해주는 미각은 짜릿하기 까지 하다고나 할까요..

     

     

    깨끗히 비운 비빔밥 그릇....
    처음으로 먹어본 진주식비빔밥의 맛은 털털한 시각적인 소탈미와 알싸한
    매운맛과 깔끔한 국물맛이 함께 어울어진 수식어가 모자라는 음식입니다.


    식..도..락...
    진주식비빔밥을 먹고나서야 나는 비로소 식도락을 즐겼다는 느낌이 드는 군요.


    그후에 진주에 있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분이 전해준
    진주식 비빔밥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주 비빔밥 유명 합니다.
    아쉬운거는 요즘에는 정통으로 하는곳이 없습니다.
    진주비빔밥은 그 맛과 영양성이 뛰어나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즐겨먹는 음식이였답니다
    한양의 정승들이 비빔밥을 먹으러 진주에 자주 왔다는 기록도
    남아있다는데요.


    원래맛 그대로 진주 비빔밥을 만들려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쌀에(아마 산청산 쌀이 겠죠?)
    사골국을 부어 기름진 밥을 짓고
    그 위에 오색나물과 고명을 화려하게 얹어
    금방 짠 참기름을 두루고
    보탕국(?), 선짓국과 함께 먹어야-쩝~
    옛날에는 꽃밥, 화반 또는 칠보화반(七寶花飯)이라 불렀다고 그럽니다.


    한가지 더 아쉬운 거는
    진주는
    이 고장 향토 먹거리부터 전통놀이 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것이
    참으로 안타깝죠..."

     


    전주식(全州式) 비빔밥

     


    며칠전에 진주식 비빔밥을 맛보고 나서 포항으로 1박2일의 출장을 마치고'
    천안아산역에 내리니 전주비빔밥집이 새로 문을 열었군요.


    며칠전의 여운도 있고해서 이번에는 전주비빔밥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전주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본향이기도 하지요.
    또 진주와는 달리 상당한 곡창지대를 끼고 있어서 옛날부터 물산이 풍부해서
    비빔밥도 꽤나 고급쪽으로 치중을 한것 같습니다.

     

     

     

    저번에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사실 비빔밥은 서민의 음식입니다.
    양반들도 먹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섞어서 비며먹는 것은 수염이
    날리는 양반님네들이 상시로 먹을수 있는 음식은 아니였을것입니다.
    가끔씩 별미로 먹었을 뿐이지요.


    반면에 서민들은 밥먹는 시간도 줄여야하고 밥따로 국따로 반찬따로 상을 차릴
    필요도 없이 그냥 보리밥 몇 덩이에다 열무김치 넣고 비비면 되니 간편성에서
    좋았다고 해야겠지요.

     

    시킨 전주비빔밥이 나왔습니다.
    돌솥밥도 있기는 하지만 전통 전주비빔밥을 시켰습니다.
    유기 방짜에 담겨져 나온 전주비빔밥은 깔끔한게 깍아놓은 밤같다는 느낌입니다.


    저번에 올린 진주식(晉州式)과 오늘의 전주식(全州式)을 굳이 비교하자고 하면
    진주식이 까만색의 레코드판이라면 전주식은 반짝이는 CD와 같다는 느낌입니다.

     

     


    몇년전에 전주가서 먹어본 비빔밥과 또 다른 맛입니다.
    재료도 밤,대추같은 견과류도 넣어지고 잣도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해바라기 씨앗도
    넣어 무지하게 고소한 맛이 나는 군요.
    고기는 삶은 고기를 넣고 두어가지 버섯도 들어갔습니다.


    아마도 요즈음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자꾸만 달고 고소한 쪽으로 코드를 맞추어
    나가는듯 합니다.
    저에게는 너무 매끈한 맛이라 진주식보다 못한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특성이 있고 태생이 부산이라는 것이 큰 작용을 한다고 볼수 있지만...

     

     

     

     

    국물...
    진주식의 국물은 사실 너무 진하거던요.
    저는 이 국물은 전주식이 훨씬 입에 잘 맞는것 같습니다.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편인데 사실 전국을 다녀보면 예전에 비해서 요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맑은 국을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비빔밥은 진주식으로 국물은 전주식으로 퓨전을 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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