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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올해의 사자성어 "擧世皆濁"
    이런저런 이야기 2012. 12. 23. 20:16

     

     

    해마다 연말이면 한 해동안의 사회현상들을 반영한 사자성어를 발표해오고 있는 교수신문에서 2012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정했다. 이 말은 '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있기 힘들다.'는 뜻이다.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참 시의적절한 말이 아닐까 싶다. 이 말은 楚나라의 忠臣인 굴원(屈原)의 어부사(魚父辭)에 나오는 말이다.

     

    당나라의 멸망후 송나라로 다시 통일되기까기 제후국들이 난립한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때를 춘추전국시대 또는 5대10국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楚나라는 10국에 해당하는 나라로 '굴원(屈原)'은 이 나라의 왕족으로 태어나 국왕의 신임을 얻어 중책을 맡고 있다가 모함을 받아서 벼슬에서 쫓겨나게 된다. 굴원이 강가를 거닐며 초췌한 모습으로 시를 읊조리고 있는데, 그를 알아본 어부(漁父)가 어찌 그 꼴이 되었는가 묻자 [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我獨醒 是以見放

    굴원이 말하기를 나 혼자 맑고 깨끗할 뿐 모두가 욕심에 취해있고 세상이 악에 물들어 있는데,나 혼자 이성이 밝고 청렴하므로, 이것을 죄로 몰아 추방되어 이곳에 왔노라. ]라고 답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주변의 혼탁함을 보라. 위정자들은 자신의 권력에 높은 성을 쌓는데 몰두하고, 지식인은 자신의 지식을 포장하는데 급급하다. 공무원에게서는 구린내가 진동하고, 대통령은 벌꿀에 몸을 담가 온통 질퍽하다. 검찰과 법원은 법을 오•남용하여 시궁쥐 모양이고 경찰은 뒷골목을 누비는 양아치 형국이다. 이런 시대이니 얼마나 많은 굴원(屈原)이 생겨났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굴원처럼 세상이 모두 혼탁하여 내가 견딜 수 없다하고 동그라미의 바깥으로 비켜서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은 아닐 것이다. 현실과 부딪쳐 싸우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리라. 연꽃은 더러움 속에서 피어나되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고로 우리가 환호작약 하지 않는가 말이다.

     

    우리시대에 처음 맞이하는 여성대통령이 통치하는 내년에는 어떤 사자성어가 연말을 장식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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