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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마는 작두 꿈을 꾸지/문학미디어작가회 년간집 수록/김대근작은詩集 2012. 2. 22. 21:43
엄마는 작두 꿈을 꾸지
만주 벌판 시린 바람이 부는 날
마적의 죽창에 잿간의 재가 휘날릴 때
외할매 맏딸과 사위 잿간에 묻고
외할배 두 아들 오뉴월 논두렁에 호미 두 짝 남기고
징병차 실려 신작로 끝으로 가고
그 길로 우체부 가방에 종이 한 장으로 실려 돌아와
씨 강냉이 같은 외삼촌 검지를 작두 끝에 매달았다
"오빠야! 머하노?"
"보지말거래이. 눈감아라. 눈감아라"엄마는 칠순 넘은 지금도 작두 꿈을 꾼단다
외삼촌 검지 끝에 화르륵 불꽃처럼 피어나
갈라진 작두받침 나이테 사이로 숨어 버리던
피붙이의 살붙이그런 꿈을 꾼 날은 시퍼렇게 살아있는 어둠에 대고
침 세 번 뱉어 내고는 말의 부적을 붙이곤 하는 것이다"아이고 숭해라~ 아이고 숭해"
[문학미디어작가회 2011년 작품집 "달항아리"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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